▶ 셰인바움 “미국에서 인도를 요청하는 명단 더 있다”…2월에도 유사 전략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로이터]
멕시코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대응 전략 중 하나로 미국에서 눈엣가시로 여기는 마약사범의 범죄인 인도 가능성을 시사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관세 부과 조처와 관련, 미국 정부와 다양한 주제로 협의 중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의 범죄자 인도 요청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당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마약사범에 대한 명단이 있다"며, 공동 노력 여하에 따라 이송 절차의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부과 예외국 우대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멕시코에서 범죄인 인도를 하나의 협상 카드로 삼을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세인바움 정부는 실제 지난 2월 미국 당국에서 처벌을 벼르던 옛 마약 밀매 조직 두목을 포함해 29명의 수감자를 북부 국경 너머로 전격 인도한 바 있다.
이 중에는 1980년대 '나르코(마약범) 중의 나르코'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마약 거물, 라파엘 카로 킨테로(72)가 포함돼 있다.
카로 킨테로는 1985년 할리스코주(州) 과달라하라에 파견 근무 중이던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 엔리케(키키) 카마레나의 고문·살해를 지시해 양국 외교관계 경색까지 야기했던 극악의 범죄자다.
엘피난시에로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이민자 흐름 억제 조처와 더불어 멕시코 정부의 적극적인 '관세 회피'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범죄인 인도가 트럼프 미국 정부의 멕시코산 제품 25% 관세 부과 예고 이후 관련 양국 협상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주 멕시코시티를 찾은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이민자 생체정보 공유'를 의제로 다뤘다는 취지의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우리도 관련 정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미국 정부의 요청을 분석한 이후 실무 차원에서 조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