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설리 /사진=스타뉴스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의 유족 측이 영화 '리얼' 촬영 당시 설리의 노출 장면에 대한 배우 김수현 측에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다. 벌써 8년 전 영화, 이미 설리가 떠나고 난 후 이 같은 요구는 어떤 의미일까.
'리얼'은 최악의 한국 영화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영화다. 개봉 당시 47만 명이 봤을 뿐인데도 영화에 대한 악평은 자자하다. '리얼'이 개봉하던 당시를 떠올려보자면, 그 당시도 '리얼'은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그 논란의 한 가운데에는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고 노출, 베드신으로만 홍보되던 설리가 있었다. 영화와 관련된 여러 논란들은 개봉 전부터 '설리의 전라 노출', '설리의 베드신'으로 귀결됐다.
'리얼'은 아시아 최대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중국 알리바바 픽쳐스에서 투자하고, 한국에선 CJ E&M이 배급만 대행했다. 중국과 동시 개봉을 추진하다가 사드 배치 여파로 개봉이미뤄지다가 한국만 개봉을 먼저 했다. 그러던 중 '리얼'을 다 찍은 이정섭 감독에서 후반 작업 도중 제작사 대표이자 김수현의 가족인 이사랑 감독(현 이로베)으로 연출자가 바뀌었다.
이에 '리얼'은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해 제작보고회를 생략하고, 질문을 할 수 없는 쇼케이스로 영화 개봉을 알렸고 보통 한국 영화가 1~2주 전에 언론시사회를 하는 것과 달리 이틀전 부랴부랴 언론시사회를 진행했다. 설리는 당초 언론시사회에 불참한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가 결국 참석했다. 후에 알려진 이야기로는 '리얼'의 독특한 시사일정 때문에 설리는 미리 있던 CF 촬영으로 인해 참석을 못하려다가 조정해서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행사 참석에도 설리의 노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대부분의 영화가 개봉 전 영화 감독, 주연 배우가 인터뷰하는 것과 달리 '리얼'은 감독이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영화를 찍은 감독은 하차했고 후반부 작업만 한 이사랑 감독은 논란을 의식해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설리도 영화 분량 등을 생각해 배급사의 제안으로 인터뷰를 하지 않고 오로지 김수현만 인터뷰를 했다.
설리는 '리얼' 언론시사회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과 논란에 애둘러 답했다. 설리는 "노출 등 어려운 장면들이 많았는데"란 질문을 받자 설리는 "쉽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영화 속 베드신 등은 주연배우 김수현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가 나왔다. , 김수현은 "(설리가)영화에서 예쁘게 잘 나와서 고마웠다"며 작품을 진지하게 대하고 촬영해준 설리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수현 최진리 조우진 이사랑 감독이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리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하지만 설리는 끝내, 영화에 대한 또 노출로 소비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진심을 전하지 못했다. 당대 최고의 걸그룹 멤버, 예쁜 미모로 사랑받는 걸그룹 센터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기에 응원도 쏟아졌지만, 망작 속 '설리 전라 노출'로만 소비 된 점은 분명히 아쉬운 지점이다.
설리의 친오빠 최모씨는 28일(한국시간)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권영찬 소장을 통해 "2019년도 설리의 장례식 당시 의문스러운 내용을 들었다"며 "2017년도 '리얼' 촬영 당시에 베드신에 대한 내용이다. 외부적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기에 정확한 팩트는 알 수 없지만은, 없다는 대역이 존재했고, 아파서 오지 못 했다던 대역은 사실 촬영 현장에 있었다라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그 당시의 인물이 없기에 사실 여부를 따지기도 어렵습니다만, 김수현 측과 당시 영화 감독을 맡았던 이사랑(이베로) 대표의 입장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김수현과 '리얼' 연출을 맡았던 이로베 골드메달리스트 대표에게 입장을 촉구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최씨는 ▲장례식장 때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증언으로 알게됐는데, 고 설리의 김수현과의 베드신이 원래 대본에는 그렇게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한 김수현의 입장, ▲촬영 당시 설리의 나체신에 대해 대역 배우가 있었으며, 대역 배우가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왜 대역을 쓰지 않고 설리를 설득해 베드신과 나체신을 강요했는지에 대한 답변, ▲당초 배드신과 나체신을 찍는 날 대역 배우가 아파서 못 왔다고 하는데, 당시 장례식장에서 참석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대역 배우가 현장에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를 물었다.
고 설리의가 8~9년전 촬영한 영화 속 베드신에 대한 답변을 설리가 떠난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또 김수현이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요구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국 소녀들이 떠나고, 진실을 말해 줄 본인들이 없는 지금 이런 이야기들이 다 가십으로 소비되고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우려 된다. 누군가의 장난으로 인해, 또 그것을 퍼나르는 언론 때문에, 우르르 끓어오르는 대중들의 돌팔매질이 더해져 한명의 아름다운 소녀를 잃었고 그러부터 몇 년 뒤 또 다른 소녀에게 상처를 줘서 세상을 등지게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