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인데… 한인 여대생도 ‘추방 위기’
2025-03-25 (화) 12:00:00
▶ 컬럼비아 3학년 정모씨
▶ 반전 시위 ‘보복 추방’
▶ 트럼프 상대 소송 제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합법적 비자를 갖고 있는 유학생과 영주권자에 대한 무차별적 ‘보복 추방’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본보 24일자 A1면 보도) 영주권자 신분의 한인 대학생도 이같은 보복 추방의 대상이 돼 추방 위기에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미국 대학가를 휩쓴 가자전쟁 반전시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여학생 정모(21)씨가 추방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정씨는 영주권자인 자신을 추방하려고 시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장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씨가 24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3학년인 정씨는 지난해 이후 반전시위 참가 이력과 관련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다. 문제는 정씨가 7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1.5세 영주권자라는 점이다. 미국에 합법적으로 살고 있는 영주권자가 정부에 거슬리는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만으로 추방 대상에 오른 것이다.
정씨가 당국의 타겟이 된 것은 지난 3월5일 컬럼비아대에서 대학본부를 상대로 열린 시위 참가자 징계반대 항의시위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이날 다른 시위대와 함께 뉴욕경찰에 체포됐으며 이후 풀려났지만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이후 정씨에게 닥친 것은 경찰이 아닌 ICE 요원들의 체포 및 구금 시도였다. ICE 요원들은 지난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9일 정씨의 부모 자택을 방문했다. 당국은 지난 10일 정씨의 변호인에게 정씨의 체류 신분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이어 13일에는 정씨를 찾기 위해 컬럼비아대 기숙사를 수색하기도 했다.
24일 현재 정씨는 당국에 의해 체포되지 않은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정씨는 소장에서 “비시민권자의 정치적 견해 표현이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민당국의 구금 및 추방 위협이 처벌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