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정치행사 양회 폐막
▶ 재정 확대로 ‘5% 성장’ 의지
▶ 첨단기술 육성 목표도 제시
▶ 첫번째 업무과제 ‘내수’ 언급
▶ “대대적 소비 촉진책 곧 발표”

중국의 수출용 차량들이 얀타이 항에 빼곡이 들어서 있다. [로이터]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내수 확대라는 과제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미국발 무역 전쟁이 거세지는 만큼 재정적 자율을 끌어올려 ‘바오우(保五·5%대 경제성장률 유지)’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6세대(6G) 이동통신 등의 첨단 기술 발전을 이끌어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도 명확히 했다.
양회의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회식을 통해 7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앞서 5일 전인대 개회식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올해 10대 주요 업무 과제의 첫 번째로 내수 문제를 언급했다. 지난해 세 번째에서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 업무보고에서 ‘소비’ 언급 횟수도 31회로 지난해(21회)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폐회식에는 전인대의 수장인 자오러지 상무위원장(공식 서열 3위·68)이 ‘호흡기 감염’으로 불참했다. 최고 지도부가 앉는 연단에서 시 주석 바로 앞 자오러지 위원장의 자리에는 리훙중 부위원장이 앉았고, 위원장이 낭독하는 폐막사도 리 부위원장이 읽었다.
리 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이라는 광대한 청사진에 닻을 내리고 흔들림 없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마음을 모아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이미 정해진 행동 강령과 전략 결정, 업무 배치를 한 걸음 한 걸음 현실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중국 2인자’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올해 양회에서도 열리지 않았다. 총리 기자회견은 작년 31년 만에 폐지돼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이 한층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재작년 전인대에서 폐막 연설을 한 시진핑 주석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설하지 않았다.
이번 양회는 내수·부동산 침체에 지방정부 부채 누적, 수년째 고공행진 중인 청년 실업률, 저출산·고령화 등 국내 경제·사회 문제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무역·외교 리스크까지 심화한 상황에서 열려 중국 당국이 내놓을 입장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이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은 ‘내수’와 ‘과학·기술’로 요약됐다. 작년 연간 10대 과제에서 세 번째로 제시됐던 내수 문제는 올해 맨 앞으로 올라왔다. 당국은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상향했고, 5조6,600억 위안(약 1,122조원)의 재정 적자를 감수한 채 경제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올해 초장기 특별국채를 지난해보다 3,000억 위안(약 60조 원) 늘어난 1조3,000억 위안 규모로 발행하고 이 중 3,000억 위안을 소비재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에 쓰기로 했다.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는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설정해 소비 진작 정책을 뒷받침한다. 적자 규모는 5조 6,600억 위안(약 1,12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6,000억 위안(약 320조 원)이나 늘어난다.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특별 행동 방안이 곧 발표될 예정”이라며 대대적인 소비 진작책을 예고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재정 부양책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도는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9일 발표된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는 만큼 소비촉진책 발표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AI 모델 딥시크의 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첨단 기술 분야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업무보고에는 ‘체화 지능(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 탑재 로봇)’과 6G,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 PC 등이 핵심 키워드로 처음 등장했다. 첨단 기술 투자에 1조 위안(약 200조 원) 규모의 ‘항공모함급’ 국부펀드를 만들어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처음 소개한 국가 차원의 AI 종합 지원 강화책 ‘AI+ 행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