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석방 사흘째 尹대통령, 관저서 ‘정중동’…탄핵심판·재판 대비

2025-03-10 (월) 01: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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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휴식 취하며 구속취소 따른 법리 검토 주력

▶ 잇단 여권 인사 면담·전화에 ‘관저 정치’ 해석도

석방 사흘째 尹대통령, 관저서 ‘정중동’…탄핵심판·재판 대비

(서울=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3.8

윤석열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로 풀려난 지 사흘째인 10일(이하 한국시간) 한남동 관저에서 머무르며 몸을 추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일정과 업무 보고 계획 등에 대해 "관저에서 헌재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릴 것"이라며 "업무 보고 역시 현재로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 탄핵 심판 결정이 나온다는 예상이 많았던 만큼 조용히 상황을 파악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법률대리인단과 함께 구속 취소에 따른 헌재 심판 동향을 파악하며, 형사재판 대응을 위한 법리 검토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거나 대외 행보를 재개할 경우 계엄 사태로 빚어진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헌재를 압박하려는 여론전을 펼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외적으로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지만, 물밑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방과 동시에 여권 인사와 면담과 전화를 잇따라 하면서 '관저 정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관저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만나 30분가량 차를 마시며 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투톱'인 이들의 발언과 움직임이 당의 공식 입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남은 자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이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한 관저 앞 집결이나 탄핵 반대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구치소 방문 때에도 인간적 도리에 따른 '개인 자격'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인 8일 관저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과 저녁을 함께 했으며, 9일에도 고위급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헌재 결정이 임박할 경우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내거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석방 결정 후 구치소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 직접 서서 인사를 한 데 이어 관저 주변에 모인 인파를 향해서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감사를 나타낸 게 단적인 예다.

한편, 대통령실 참모진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의 석방이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안 대응에도 계엄 사태 초반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전날에는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해 의료 개혁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즉각 공지를 내고 "기존 발표 정책을 뒤집거나 미리 보완책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 일부 참모진은 대통령실 방침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이나 탄핵 기각 논리를 제공하는 여권 인사, 시민 단체의 자료, 언론 기사 등을 공유함으로써 여론 확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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