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측근 의원 “우크라 포기하면 아프간보다 나빠질 것”

2025-03-09 (일) 0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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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전될 때까지필요한 지원 해야”…트럼프 “정보 공유 차단 거의 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지원 등을 중단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공화당 내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상원의원이 9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2021년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보다도 더 나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공화당 유력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정보와 무기를 끊는 것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조치와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전쟁을 명예롭고 정의롭게 끝내는 것이다. 알다시피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는 백악관에서 이를 날려버렸다"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뗀다면 이는 아프가니스탄보다도 나빠질 것"이라면서 "내 생각에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할 의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면 휴전을 이뤄낼 때까지는 우크라이나에 정보와 무기에 있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초기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 자칫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결정한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비교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탈레반을 궤멸시키지 못한 채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 결정과 급박했던 철군 과정을 '재앙'이라고 비난해왔는데, 당시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주민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국에 협력했던 수만 명이 도망쳐야 했다. 이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빠르게 통제권을 되찾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으로 종료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및 정보 공유를 중단했다.

다만 이러한 조처를 두고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쇄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제공 중단은 "거의 다 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장하며 공화당 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마 없는 '우군'을 자처해 온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도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오는 10∼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및 광물 협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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