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인바움, 수만명 연호 속 등장 “주권 포기 안해…美와는 계속 대화와 존중”

9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 행사에 모인 인파. 미국 트럼프 대통령 모형도 보인다. [로이터]
'관세 폭탄'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연거푸 관세 부과 유예를 끌어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이를 기념해 9일(현지시간) 대규모 축제를 열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만명이 집결, 미국의 관세 부과가 두 달간 연기된 것을 축하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조치를 설명하는 자리로 계획됐다. 그러나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통화 후 멕시코에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고 발표하자, 행사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 "우리 관계는 매우 좋다"며 우호적으로 발언, 조용하게 실리를 챙기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WSJ은 이날 행사가 멕시코 주권 수호를 향한 단결의 표시였다고 전했다.
수천명이 멕시코 국기가 그려진 흰색 모자를 썼고, 셰인바움 대통령의 이름이 인쇄된 양산을 쓴 이들도 많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무대에 등장하자 인파는 "대통령, 대통령"을 외쳤고, 멕시코 민속 음악단인 마리아치의 연주가 흘러나왔다.
단상에 오른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의 주권 수호와 함께 자국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주권을 포기할 수 없고, 우리 국민은 외국 정부나 패권국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우리는 언제나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또 역사적으로 미국과 멕시코는 적대 행위도 있었지만 협력의 시간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미국에 두 번이나 침략당해 영토의 절반을 잃었지만 19세기 프랑스의 침략을 받았을 때 미국의 지원을 받았고,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로 양국 관계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최근 합의와 관련, "다행히도 양국 간 대화와 존중이 우세했다"며 "지금까지 성과를 거뒀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없다"며 "특히 펜타닐이 미국 젊은이들에게 도달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그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6개 주에서 노조원 3천500명이 버스를 타고 집결했다는 멕시코 환경노조 미겔 메디나 위원장은 WSJ에 "우리는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봉사한다"며 "신념과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