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담 파국 후 美 지원동결로 압박하자 젤렌스키 “서명 준비돼 있다”

2월28일 회담서 언쟁하는 트럼프 대통령(우)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로이터]
지난달 28일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워싱턴)의 파행으로 인해 최종 타결 직전 불발된 양국간 '광물협정'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포착돼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국 정부가 광물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4일 보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10분(미 동부시간·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 10분) 시작하는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때 협정 합의를 발표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피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광물협정이 아직 최종 서명된 단계는 아니어서 상황 변화의 가능성도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ABC뉴스도 양국이 이르면 4일 중 광물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물협정에 대해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며 "대통령이 여전히 광물협정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일에만 해도 주무 각료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광물협정이 현재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니다"라고 답하면서 양측이 일정한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틀 사이에 기류가 다소 변한 듯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미국의 도움없이 대(對)러시아 항전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현실 인식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물협정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원에 대한 대가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을 보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풍부한 희토류 등의 개발에 미국이 참여하고, 그 이권을 공유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양국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계기에 광물협정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정상이 회담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제공 문제, 이번 전쟁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인식 등을 둘러싸고 공개 언쟁을 벌이면서 회담은 파국으로 끝났고 협정 서명도 불발됐다.
그 직후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물자 공급 동결 등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사실상의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명을 하는 등 수습에 적극 나서면서 광물협정은 회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한 것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워싱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의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광물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 협정을 더 큰 안보와 확실한 안보 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보고 있으며, 이 협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