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코수르, 역외국과의 개별 교역 협상 ‘금지’에도 아르헨 추진
▶ 밀레이 “美와 협상 위해 메르코수르 탈퇴 불사”…남미 무역 지형 급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미국과 아르헨티나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발신하면서, 미주 대륙 내 교역 질서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다.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회원국인 아르헨티나가 미국과 개별적으로 무역협정 협상에 속도를 낼 경우, 남미 무역 지형에 큰 변화를 몰고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메르코수르 다른 회원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만 반도체업체 TSMC의 1천억달러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아르헨티나간 FTA 협상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아르헨티나와의 FTA 체결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국제사회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미국과의 FTA 체결을 내세워왔다.
다만, 조 바이든 전 정부 시절엔 이와 관련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밀레이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후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이 아르헨티나의 자유시장경제 전환을 돕고 각종 개혁을 지원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트럼프 정부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두 나라의 FTA 협상이 실제 진전을 보인다면 아르헨티나와 함께 역내 공동시장을 구축한 남미 주변국의 반대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메르코수르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볼리비아도 정회원국에 합류해 최종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고 메르코수르 사무국은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에 따르면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은 역외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정 체결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예컨대 우루과이의 경우 중국과의 FTA를 타진하려다 브라질을 비롯한 회원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대로 지난해 12월엔 1999년부터 이어진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을 메르코수르 정회원국 전체 동의 하에 마무리하고 거대 경제단일시장 출범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밀레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미국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당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FTA에 브레이크를 건다면,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를 떠날 수 있다"면서 "메르코수르 내부엔 (개별 협상을 위한)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