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대사관 정상화’에 EU “미, 빈라덴과 손잡은 꼴”
2025-03-01 (토) 12:00:00
박지영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단절된 공식 외교 채널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적 동맹인 유럽을 배제한 채 미러 간 밀월이 계속되자 유럽연합(EU)은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과 손잡은 격”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EU 견제가 아닌 ‘파괴’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 실무자들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대사관 운영 정상화 등과 관련해 6시간 30분 동안 회의했다”고 전했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 외교 공관 운영 안정화를 위한 초기 조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은 “이전 행정부가 훼손했던 문명화된 소통도 복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며 공식 외교 관계를 끊어버렸다.
유럽은 침략자인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 협상을 강행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규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AFP통신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영토를 병합·점령한 것인데,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추가적으로 더 줘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칼라스 대표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빈라덴과 만나 ‘좋아, 당신이 원하는 게 더 있냐’고 물었다고 생각해 보라.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