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인 절반은 종교가 없다

2025-02-19 (수) 07: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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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서치 조사, 무종교인 비율이 5년째 ‘과반’

▶ 한국인 탈 종교화, 젊은층 종교에 무관심

한국인 절반은 종교가 없다

한국의 무종교인 비율 <출처 한국리서치>

최근 한국의 탈종교화 현상을 거론하며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전한 보도가 이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교에 관심이 많다는 인식이 강했다. 각 종교의 신자들을 모두 더하면 전체 인구 수를 넘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보도는 이런 상식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어서 정말로 무종교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여러 통계와 설문 자료를 통해 검증해봤다.


◇ 리서치 조사는 무종교인 비율이 5년째 '과반'



우선 언론에 인용된 자료는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의 주간 리포트 '2024년 종교 인식 조사: 종교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격주로 실시한 22회 설문 결과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기준 종교가 없는 사람의 비율은 51%였다. 이는 전년 설문 결과와 동일했다.


한국리서치가 관련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18년엔 무종교인 비율이 48%였고, 2019년 49%, 2020년 51%로 오른 뒤 큰 변동이 없었다. 2018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무종교인의 비율이 3%포인트 늘었지만 2022∼2024년 3년간 51%를 유지한 것을 고려하면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남성의 무종교인 비율이 55%로, 47%인 여성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18∼29세가 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63%, 40대 56%, 50대 49%, 60대 38%, 70세 이상 30% 순이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률이 낮았는데, 이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종교인이 많다는 의미다. 젊은 층의 무종교인 비율이 높은 이런 구조가 유지된다면 향후 탈종교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종교인의 비율이 높은데, 18∼29세와 30대에게선 여성이 남성보다 무종교인 비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다. 18∼29세의 여성의 72%가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는데, 동일 연령대 남성은 67%에 그쳤다. 이는 30대에서도 여자 65%, 남자 61%로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 시계열 넓히면 한국인 탈종교화 두드러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탈종교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갤럽의 최신 자료는 2021년으로 다소 오래된 수치이긴 하지만, 198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 의식'이라는 보고서를 시작으로 1989년, 1997년, 2004년, 2014년, 2021년에 걸쳐 모두 6차례 조사를 실시해 시계열 추세를 보는 데 유용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초 조사인 1984년에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56%였다가 1989년 51%, 1997년 53%, 2004년 47%로 계속 내렸다가 2014년 50%, 2021년에 60%로 다시 올랐다. 2004년을 기점으로 무종교인 비율이 급속하게 늘어난 것이다. 성별로 보면 2021년 기준 남성의 66%, 여성의 54%가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해,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남성이 더 종교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무종교인 비율은 19∼29세 78%, 30대 70%, 40대 68%, 50대 57%, 60대 이상은 41%였다. 역시 젊을수록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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