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망률 3위 폐렴… 감기라고 간과하면 ‘큰일’

2025-02-18 (화) 12:00:00 변태섭 기자
크게 작게

▶ 폐렴, 뇌혈관질환보다 사망자 많아
▶ 방치할 경우 패혈증 등으로 이어져

▶ 고령층 등 고위험군 예방접종 맞아야
▶ 양치질 등 구강 청결도 예방에 도움

유명 연예인의 아내가 독감에 따른 폐렴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폐렴은 감기와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특히 올해 겨울은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2차 폐렴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10일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2023년 폐렴 사망자 수는 모두 2만9,422명으로 암(8만5,271명)과 심장질환(3만3,147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 사망자(2만4,194명)를 웃도는 규모로, 매일 평균 80.6명이 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뜻이다.

폐렴은 폐의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가 원인이다. 공기 중 병원균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간 뒤 폐의 작은 공기주머니(폐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식으로 발병한다.

경증의 폐렴은 항생제 치료와 휴식으로 통상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만성질환자가 폐렴에 걸렸다면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심할 경우 사망까지 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최준영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중요한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은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이 발생하기 쉽다”며 “이럴 경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만 있을 때보다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도 급격히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폐렴 사망자 10명 중 9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노인과 함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임산부와 어린이는 폐렴에 걸릴 경우 절반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는다.

폐렴의 증상은 발열과 오한, 기침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다.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숨이 차고,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된다.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가 크게 늘다가 이달 7일 감염증 유행주의보가 해제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도 초기엔 두통과 발열,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일주일 이상 증상이 진행되면서 목이 쉬고 기침이 심해지며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방치할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치명률은 각각 20~35%, 40~60%에 달한다. 치명률은 특정 질환 환자 수 대비 해당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의 비율을 뜻한다.

폐렴으로 인한 다른 합병증으론 기흉, 폐농양 등이 있다. 기흉은 흉강에 공기가 들어가 폐가 찌그러지면서 흉통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흉강은 늑골·가슴등뼈·가슴뼈·가로막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내부에 폐와 심장 등이 위치한다.

폐농양은 폐에 염증이 생겨 주변 조직이 감염된 상태로, 폐조직 세포가 죽어 폐 안에 구멍이 뚫리고 그곳에 주머니 형태로 고름이 차 있는 것을 말한다. 폐농양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을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과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심한 기침, 누런 가래가 나타난다면 폐렴을 의심하고 진료받아야 한다. 최준영 교수는 “노인의 경우 기침과 가래 없이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3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폐렴은 X선 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진단한다.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원인균 배양검사 후 균을 확인하기까지 최소 3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폐렴이 의심되는 환자에겐 우선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접종이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약 75%, 당뇨병·심혈관계질환·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접종자와 비교할 경우 치사율이나 중환자실 입원율이 40% 안팎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폐렴 취약층인 65세 이상 고령자는 무료접종이 가능한데도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23%에 그친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며 “백신은 폐렴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꼭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의 모든 소아도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일상 속에서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하고, 야외 활동 후 반드시 손을 씻는 게 좋다. 양치질은 입안에 있는 세균을 없애주기 때문에 구강 청결 유지는 폐렴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변태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