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급한 캐나다 총리, EU·나토 찾아 ‘트럼프 대응’ 논의

2025-02-12 (수) 1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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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 1위, 관세 직격탄 예상…EU도 ‘동병상련’

▶ 트뤼도 “아직 협상할 시간 남아…강행하면 美일자리도 타격”

다급한 캐나다 총리, EU·나토 찾아 ‘트럼프 대응’ 논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회동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2.12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직면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정상이 12일(현지시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약식 회동'이었다고 EU는 설명했다.


EU 당국자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대미 관계가 핵심이었다"면서 "정상들은 최근 미 행정부와 접촉한 경험을 공유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와 관련, "실질적인 이슈는 중국산 과잉 생산이며, 이는 미국을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 양측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EU-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의 중요성과 함께 양측간 무역 확대·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열린 것이다.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 규모로 보면 캐나다가 1위, EU가 3위여서 양측 모두 관세 부과 시 직격탄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트뤼도 총리는 EU 지도부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미국의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캐나다에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미국 일자리 7만5천개가량이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미국 측이 우리에게 비공개 혹은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직 협력할 시간이 몇 주 남았다는 것"이라면서도 필요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또 이날 회동에서 "주권과 영토 보전, 국경 불가침이 국제법의 근본적인 원칙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51번째 주가 될 가능성은 가망이 없는 얘기이며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을 찾아온 트뤼도 총리에게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최근 한 비공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핵심 광물자원을 얼마나 가졌는지 알고 있다"며 그의 발언이 협상 전략이 아닌 진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U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회원국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브뤼셀 나토 본부를 찾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만났다.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나토를 더욱 강화하고 방위비를 지출하겠다는 캐나다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뤼도 총리와 뤼터 사무총장은 또 우크라이나가 포함되지 않은 유럽의 지속 가능한 평화는 불가능하며, 모든 평화협상 결과에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캐나다 총리실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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