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러, 6개월 만에 또 수감자 교환… “상호신뢰 증진 조치”

2025-02-12 (수)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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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구금 포겔, 트럼프 특사와 미국으로…트럼프 “종전에 기여”

▶ 크렘린궁 “러시아인도 미국서 석방…신원은 도착 후 공개”
▶ 로이터 “사우디 왕세자·러 국부펀드 대표가 협상 관여”

미·러, 6개월 만에 또 수감자 교환… “상호신뢰 증진 조치”

러시아에서 석방된 포겔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를 교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마크 포겔의 석방과 동시에 미국에 구금된 러시아인 한 명도 석방됐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최근 양국 기관의 접촉이 강화된 결과 양국 수감자가 석방됐다며 이러한 합의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세심히 협상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석방된 러시아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석방된 러시아인이 며칠 내 러시아로 돌아올 것이라며 "그가 러시아 영토에 있을 때 이름이 알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구금됐던 주러시아 미국대사관 직원이자 모스크바의 미국 학교 교사인 포겔이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포겔은 2021년 여름 미국에서 러시아로 들어오던 중 짐에서 마약이 발견돼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고 유죄 판결을 받아 러시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를 교환한 것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인 총 24명의 수감자를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포겔을 직접 환영하면서 12일 또 다른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추가 석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이번 교환은 신속한 우크라이나 종전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성사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 수감자 석방이 우크라이나 종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런 합의가 전환점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 가장 낮은 수준에 있는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점진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직접 모스크바로 가서 포겔을 데리고 왔다. 미국 고위 관리가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말할 게 없다. 전달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미국 CNN은 위트코프 특사가 포겔의 석방을 위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를 만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RDIF는 러시아 국부펀드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 드미트리예프 대표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관여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8월 수감자 교환 협상도 도왔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미국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정부 때도 러시아와 미국의 접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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