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 10만불 넘어도 힘든 10대 도시 SF·뉴욕·LA 순
▶ 낮은 재산세·저렴한 의료
▶ 첨단기술·엔터 경제 강력
미 서부지역 최대 규모의 경제력을 갖춘 캘리포니아는 온화한 날씨와 자연 풍광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비싼 집값과 높은 생활비가 대부분 주민들의 삶을 옥죄는 것 역시 또 다른 현실이다. 수많은 한인들이 캘리포니아만의 매력에 빠져 정착을 결심하지만, 생활고에 지친 또 다른 한인들은 기회를 찾아 타주로 떠나간다. 금융 조사기관인 ‘고뱅킹레잇’과 재정전문 사이트 ‘버짓 & 더 비스’가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캘리포니아에 ‘남아야 할 이유’와 ‘떠나야 할 이유’를 정리해 본다.
■떠나야 할 이유캘리포니아에서는 여섯 자리 수 연봉, 즉 10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캘리포니아 드림’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재정전문 사이트 ‘버짓 & 더 비스’가 선정한 고액 연봉자들이 살기 힘든 미국 내 10대 도시에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1위)와 LA(3위), 샌디에고(7위) 등 3개 도시가 포함됐다.
샌프란시스코는 대도시 중에서도 높은 생활비와 비싼 집값으로 악명이 높은 도시다. 이 도시의 중간 주택가는 130만달러에 달하고, 1베드룸 아파트 렌트비도 3,000달러가 넘는다. 주거 비용 외에 일상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비, 교통비, 외식비도 매우 비싸다.
천사의 도시 LA는 10만 달러 이상 고액 연봉자들이 살기 힘든 도시 순위에서 뉴욕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중간 집값은 90만달러를 상회하고, 1베드룸 렌트비는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한 3,000달러 수준이다. LA 주민들은 출퇴근에 많은 비용을 소비하고 자녀 교육비 역시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위를 차지한 샌디에고의 중간 주택가는 90만달러, 아파트 렌트비는 2,800달러 선이다. 공공요금, 식료품비, 의료비용이 대부분의 대도시보다 높아 특히 군인들과 의료분야 종사자들의 삶을 고달프게 한다.
고액 연봉자들이 살기 힘든 10대 도시 순위에는 뉴욕(2위), 워싱턴 DC(4위) 보스턴(5위), 시애틀(6위), 마이애미(8위), 덴버(9위), 오스틴(10위) 등도 이름을 올렸다. 버짓 & 더 비스는 “6자리 연봉은 한 때 재정적 성공을 의미하는 징표였지만 이들 대도시에서는 더 이상 안락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며 “높은 집값과 세금, 생활비가 주민들의 삶을 힘들게 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남아야 할 이유금융 조사기관인 ‘고뱅킹레잇’은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에 남아야 할 4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로켓 모기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택 소유주들이 부담하는 재산세는 미 전국의 50개 주 중에서 19번째로 낮다. 다시 말하면 31개 주의 재산세가 캘리포니아보다 높다는 이야기다. 중간 주택가 혹은 평균 리스팅 가격(71만5,900달러)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주택 소유주들이 내는 실제 재산세는 집값의 0.75% 수준인 5,347.48달러로 조사됐다.
두번째 이유는 캘리포니아의 경제력이다. ‘스태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캘리포니아의 국내 총생산(GDP)은 3.23조 달러에 달한다. 50개 주 가운데 GDP가 가장 낮은 버몬트는 357억달러에 불과하다. 이 통계는 높은 물가에도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테크놀러지와 엔터테인먼트 등의 산업 분야에서 타주 주민들 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합리적인 의료 비용도 캘리포니아에 남아야 할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헬스인슈어런스오그’에 따르면 소득 수준이 연방 빈곤선의 250%에 해당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건강보험료 보조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주는 9곳에 불과하다. 2025년에는 건강보험료 보조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려는 주민들에게는 상당한 다운페이 없이 집을 사는 게 불가능한 현실이 됐지만 기존 주택 소유주들은 날로 치솟는 집값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에게 에퀴티가 쌓인 집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다.
<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