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방 공무원 자발 퇴직 압박’ 논란 확대
2025-02-07 (금) 12:00:00
▶ ‘포크 vs 숟가락 전쟁’
▶ 6만여명 신청한 가운데
▶ 법원 “시행 일시 중단”

지난 4일 워싱턴 DC 연방 재무부 앞에서 연방 공무원들이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발 퇴직 강요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2기 정부가 연방정부 예산 절감 차원에서 연방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을 압박하는 것을 놓고 미국 내 논란이 6일 확대되고 있다. ‘포크 인 더 로드(fork in the road·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말)’로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연방 공무원들이 메신저 등에서 ‘숟가락’ 이모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연방 법원은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것을 일시 중단시키는 판결도 나왔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법원은 이날 연방 정부의 프로그램에 따라 자발 퇴직이 시행되는 것을 10일까지 중단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인 자발적 퇴직 신청 기한도 같은 기간만큼 연장되게 됐다고 AP통신, N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연방 공무원 노조의 가처분 신청(TRO)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해당 프로그램을 완전히 금지할지 여부에 대해 오는 10일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트럼프 정부의 자발 퇴직 프로그램은 연방 공무원들이 퇴직할 경우 일을 하지 않아도 올해 9월 말까지 임금 및 수당 등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인사관리처(OPM)는 지난 1월 말 홈페이지 공지 및 이메일 발송 등을 통해 6일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는 시한이라면서 이같이 안내했다. OPM은 당시 “대다수의 연방 정부 기관은 구조 조정, 개편, 인력 감축을 통해 감원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발적 퇴직 신청을 압박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200여만명 규모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5~10% 인력이 감축되면서 모두 1,000억 달러의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안내하면서 이메일 제목에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란 의미로 ‘포크 인 더 로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을 놓고는 위법성 논란 등이 제기됐으며 적지 않은 연방 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포크 인 더 로드’는 머스크 CEO가 2022년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을 때 사용한 것과 같은 표현이다. 이와 관련 총무청(GSA) 직원들은 머스크측 인사들과 온라인 채팅을 하는 과정에서 ‘숟가락’ 이모지를 사용해 반감을 표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연방 공무원들 사이에서 숟가락이 트럼프 정부의 ‘자발 퇴직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