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만성 어지럼증 있다면… 우울 증상 관리도 신경써야”

2025-02-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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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어지럼증, 흡연·스트레스·우울 증상과 연관

▶ 남성도 연령·음주·스트레스 등이 어지럼증 야기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 스트레스나 우울감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어지럼증이 우울 증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 연구팀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40세 이상 성인 4,147명을 어지럼증 유무에 따라 나눈 다음, 그중 어지럼증을 경험한 1,102명을 만성 어지럼증 여부에 따라 추가로 구분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지럼증과 성별, 연령, 건강 상태, 수면시간, 스트레스, 우울 증상, 식이 및 영양 상태 등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분석했다. 어지럼증의 위험 요인으로 성별, 고령, 기저질환 유무를 주로 지목한 기존 연구와 달리, 어지럼증이 불안 장애와 우울증 같은 심리적 요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것이다.


어지럼증은 성인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며, 환자의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어지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석 결과, 어지럼증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했으며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았다. 성별에 따라 어지럼증을 야기하는 요인도 달랐다. 여성은 흡연과 스트레스, 우울 증상이 어지럼증과 관련돼 있었으나 남성은 연령과 교육수준, 음주, 스트레스, 우울 증상이 어지럼증과 연관 있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어지럼증의 경우 고막 이상, 당뇨 같은 기저질환 이외에도 5시간 이하의 짧은 수면시간, 높은 스트레스, 우울 증상 수준과 크게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만성 어지럼증은 일반 어지럼증과 우울 증상도 달랐는데, 일반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우울한 기분 자체가 주요 증상이었다면 만성 어지럼증 환자는 몸이 느려지거나 초조해지는 등 신체적 증상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만성 어지럼증이 정신운동과 관련한 신체적 증상과 관련돼 있다는 의미”라며 “어지럼증 환자에게 신체적 치료와 함께 적절한 수면시간, 스트레스나 우울 등 심리적 요인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성별에 따른 어지럼증 요인 차이와 만성 어지럼증에서의 주요 우울 증상을 밝혀낸 만큼 향후 환자별 맞춤형 치료 수립에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정신의학’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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