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대급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5천억 달러 어디서 끌어올까

2025-02-04 (화) 07: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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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론자들 “자금 조달 등 세부 사항 여전히 미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다음 날 호기 있게 발표한 5천억 달러(약 725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두고 일각에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AI 인프라를 확장하는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단연코 역대 가장 큰 규모"라고 장담했지만 회의론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자금 확보 계획이나 책임 분담 등 세부 사항에서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와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 그룹,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주도로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세우고 미국 내에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5천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오픈AI 등 3사는 앞으로 스타게이트가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이 AI 개발에서 중국보다 앞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발표 며칠 후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새 AI 모델의 성과를 내놓으면서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안겨줬다.

중국 기업은 아직 AI 분야에서 미국 기업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인식, 그리고 미래의 AI 중심 세상에는 스타게이트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흔들렸다.

스타게이트가 새로운 프로젝트인지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벤처기업으로 발표됐지만 오픈AI가 다른 두 회사와 체결한 계약 및 파트너십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스타게이트에 포함될 데이터센터 중 일부는 이미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게이트의 목표도 오픈AI의 서비스 강화라는 기존 투자와 본질적으로 같다.

스타게이트에는 즉시 1천억 달러가 투입되고, 향후 4년간 최소 5천억 달러가 투입된다고 알려졌지만 자금을 어디서 끌어올지도 분명하지 않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최대 250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협상 중이며 스타게이트에 1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가 중동에서 더 많은 파트너를 유치해 필요 자금 일부를 조달할 것이며, 자산 매각을 통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입지를 보유한 미국 대기업을 활용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랍에미리트의 기술 펀드 MGX도 스타게이트의 주요 투자자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스타게이트 주주사들이 약속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모데이 CEO는 프로젝트가 발표 직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벤처기업의 머리나 꼬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면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자금이 관련돼 있고 그중 얼마나 많은 금액이 확보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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