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北·베네수 특임대사 첫 임무는 불법이민 추방 논의

2025-01-31 (금) 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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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넬, 베네수 마두로와 회동…美불체자 수용·미국인 석방 요구할 듯

▶ 국무부 “美는 베네수 석유 필요 없어…요구 불수용 시 후과 따를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인 리처드 그레넬이 31일 베네수엘라를 방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서 추방된 이 나라 불법이민자의 수용을 요구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중남미 특사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그레넬 특사가 특별 임무를 띠고 베네수엘라를 방문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군용기 등을 활용해 이들을 중남미의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서 추방한 자국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 데다 양국 간 경색된 외교 관계로 인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이민자 추방에 난항을 겪고 있다.

클래버-커론 특사는 그레넬 특사의 이번 임무에 대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아무 조건 없이 명확하게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갱과 범죄자를 모두 수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 인질이 베네수엘라에 억류된 것은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즉시 석방돼야 한다"며 "베네수엘라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변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의 선거, 민주주의, 민주적 변화에 대한 국무장관의 인식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그레넬을 '특별임무들을 위한 대통령 사절'(Presidential Envoy for Special Missions)로 지명하면서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가장 뜨거운 이슈를 다룰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레넬 특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독일 대사, 국가정보국장(DNI) 대행 등 요직을 역임한 '트럼프 충성파' 중 한 명으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임무로 북한이 아닌 베네수엘라 관련 이슈를 맡게 된 셈이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측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그를 축출하기 위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시행해 당시 국회의장이던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옹립하는 등 두 정상은 극심한 대립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도 마두로가 개표부정 논란 속에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을 때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사의 승리를 인정했으며, 자신의 취임식에 곤살레스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요구 관철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관세 등 제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클래버-커론 특사는 브리핑에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이는 명백히 대가가 오가는 협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마두로 정권이 그레넬 특사의 메시지와 요구, 그가 제시한 안건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요구하고 싶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후과(consequences)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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