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브라질, ‘수갑·족쇄’ 이민자 추방방식에 항의

2025-01-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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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사대리 초치

▶ “비인도적 대우” 비판

브라질이 미국의 이민자 추방 방식에 항의해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초치해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27일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 소식통들은 가브리엘 에스코바르 미국 대사대리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마르시아 루레이로 브라질 영사부 장관을 만났다고 전했다.

브라질 외무부도 이민자 송환과 관련해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고위 외교관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서 추방돼 지난 25일 민간 항공편으로 입국한 총 88명의 자국 국적자가 송환 과정에서 비인도적 대우를 받았다고 전날 미국을 비판한 바 있다.

브라질은 미국이 이민자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무시했다면서 일부 추방자들은 귀국 항공편에서 물 제공과 화장실 사용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추방자들이 수갑과 족쇄를 찬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은 브라질 TV를 통해 방송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브라질이 이민자 추방 항공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 당국자 회의를 소집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대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브라질 정부가 미국의 추방 항공편 도착을 거부할 의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AFP는 이번에 불법 이민자를 태우고 온 항공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내린 이민 관련 행정명령과는 관련이 없으며, 2017년 체결된 미국과 브라질 사이의 협정에 따른 것이라는 브라질 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전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미 대사대리 초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단속과 대량 추방 등 강경한 반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며 남미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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