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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명쇼의 신 스틸러’… ‘문서 권력’ 샤프 비서관에 시선

2025-01-24 (금) 03: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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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로스쿨 나온 30대 법률가…트럼프에게 가는 모든 문서 ‘문지기’

‘트럼프 서명쇼의 신 스틸러’… ‘문서 권력’ 샤프 비서관에 시선

트럼프 대통령과 샤프 비서관[로이터]

'리얼리티쇼'를 연상시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 초반 행보에서 새로운 '신 스틸러'(영화 등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조연 또는 단역배우)가 등장했다.

백악관 문서 담당 비서관(staff secretary)을 맡고 있는 윌 샤프 이야기다.

샤프 비서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카메라를 모아 놓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일 진행하는 행정명령 서명식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정명령 문서를 건네며 어떤 내용인지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행정명령 서명식이 국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트럼프의 약식 기자회견처럼 진행되면서 샤프는 트럼프 2기 백악관 참모 중 언론에 가장 자주 노출되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의 그는 단순히 서류를 건네는 일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여 트럼프의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측근 중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자 미국 언론도 샤프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30대 후반 나이의 샤프는 아이비리그의 프린스턴대 학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항소법원의 재판 연구관과 연방 검사보 등을 역임하며 법조 경력을 쌓았다.

공화당 미주리 주지사 후보의 선거운동 캠프에서 일하며 정치와 인연을 맺은 그는 2023년 10월 트럼프 대통령 법률팀에 가세해 연방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사건'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변론만 한 것이 아니라 방송 출연과 언론 기고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여론전에도 가세했다.

그는 작년 미주리주 법무장관직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백악관에 입성하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자신의 선거 운동 당시 젊잖게 보이는 변호사가 유탄 발사기를 이용해 트럼프 형사사건 자료를 연상시키는 서류 더미를 태우는 광고를 내보내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심을 보였다.


샤프가 맡은 문서 담당 비서관은 '백악관의 중추 신경'으로 불린다.

대통령에게 가는 모든 서류를 관리하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검토가 필요한 서류를 회람하는 역할을 맡는데, 어떤 문서가 언제 '결단의 책상'(집무실의 대통령 책상)에 올라갈지를 결정하는 것도 문서 담당 비서관 몫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거쳐 대외 발표될 문서의 초안 작성 및 승인 과정을 감독하는 역할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와 국정 우선순위를 정확히 이해해야 맡을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이른바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정책 결정을 견제했던 집권 1기 때의 베테랑 전문가 그룹이 집권 2기 때는 사라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책 결정 과정에 '충성파'인 샤프가 차지하는 역할이 작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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