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스타 메릴린 맨슨(56)이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수년간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의 불기소 결정으로 법정에 서지 않게 됐다.
로스앤젤레스(LA) 지방검사장 네이선 호크먼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맨슨의 가정폭력과 성폭력 혐의에 대한 4년간의 수사 끝에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크먼 검사장은 "우리는 가정폭력 혐의의 공소 시효가 만료됐다고 판단했으며, 성폭력 혐의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이런 결정은 전 검사장인 조시 개스콘이 재임 당시인 작년 10월 언론에 "이미 방대하게 축적한 이 사건의 파일에 새로운 단서들을 추가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는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AP통신 등 미 언론은 지적했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2021년 초 맨슨에게 제기된 성폭력·가정폭력 의혹에 대해 2009∼2011년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사건은 이후 같은 해 9월 검찰에 넘겨졌다.
수사 당국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전에 여배우 2명이 맨슨에게 성폭력 등을 당했다고 고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영국 출신 배우 에스미 비앤코는 2021년 5월 맨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맨슨이 2009∼2013년 폭력과 협박 등을 가하며 자신을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비앤코는 또 맨슨이 자신에게 마약을 복용하게 했으며 고문과 다름없는 끔찍한 학대 행위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그에 앞서 메릴린 맨슨의 전 연인으로 한때 약혼했다가 결별한 배우 에번 레이철 우드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신이 10대 때부터 맨슨에게 그루밍(길들이기)을 당했고 수년간 끔찍하게 성폭행과 학대를 겪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맨슨은 이들의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맨슨은 2011년에도 성범죄 혐의로 고발됐으나,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었다.
맨슨은 1990년대 '앤티크라이스트 슈퍼스타'(Antichrist Superstar), '머캐니컬 애니멀스'(Mechanical Animals) 등의 앨범을 내며 록 음악계에서 인기를 끈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