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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러와 비핵화 가능” 핵군축 추진 시사…北은 언급안해

2025-01-23 (목) 10: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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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파괴력 언급하며 “푸틴, 핵무기 감축 아이디어 좋아했다…中도 동참할 것”

▶ “’킬링필드’ 우크라전 종전 위해 곧 푸틴 만나길 희망…중국과도 협력할 것”

트럼프 “中러와 비핵화 가능” 핵군축 추진 시사…北은 언급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2025.1.23[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러시아 및 중국과의 핵군축 협상과 관련, "우리는 비핵화(denuclearize)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진행한 실시간 화상연설에서 핵무기의 파괴 능력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 (2020년) 대선 선거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국간 비핵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대로 진행됐다면) 중국도 따라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핵무기를 대폭 줄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매우 좋아했다"라면서 "푸틴과 나는 (당시) 그러길 원했다. 우리는 중국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그들도 동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핵 군축에) 따라오게 했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지구를 위해 믿을 수 없는 일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중국의 핵 능력과 관련, "중국은 지금 미국보다 상당히 적은 핵무기가 있지만 그들은 향후 4~5년 내 따라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핵 군축(nuclear disarmament)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 군축은 전략 핵무기 등의 규모를 서로 제한하는 개념이며 비핵화는 핵무기 자체를 없애는 콘셉트다.

미국은 러시아와 전략 핵탄두 제한을 골자로 한 신(新)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체결한 상태지만, 러시아의 참여 중단 선언으로 내년 2월 종료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과 별도의 핵 군축 관련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지난 2018년 10월 러시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SSC-8.이스칸데르-K)을 개발해 실전배치함으로써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위반했고, 중국이 이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은 불공평하다며 지난 1987년 미국과 구소련이 체결해 지켜오던, 중거리 핵무기 폐기조약인 INF에서 탈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의 핵 관련 발언에서는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취임 당일인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했으며 대선 때는 북한이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수차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전화 통화와 관련, "시진핑 주석이 전화를 했다"라면서 "나는 시진핑을 많이 좋아하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시 주석과의 관계가 한때 어려워졌다면서 "나는 중국과 잘 지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나는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중단시키는 데 있어 우리를 돕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그 상황에 대해 많은 힘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나는 시 주석과 통화에서도 이를 언급했으며 우리가 협력해 전쟁을 멈출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WEF 포럼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지 묻는 말에는 "러시아에 물어봐야 한다"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 협상(settlement)을 위한 노력이 기대를 갖고(hopefully)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장을 '킬링 필드(killing field·대량 학살 현장)'로 부른 뒤 "그것을 완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그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곧 푸틴 대통령을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휴전 상황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중동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해서는 무역 적자 문제를 언급한 뒤 캐나다를 향해 "당신들은 언제든 (미국의) 주(州)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적자도 없을 것이며 여러분에게 관세를 부과할 필요도 없다"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또 "어리석은 정치인들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하도록 허용해왔는데 우리는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해외에서 힘과 평화, 안정을 되찾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라면서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인상할 것을 요청할 것이다. 사실 수년 전에 이렇게 돼야 했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응 및 국경 통제에 실패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우리 정부는 완전히 무능한 집단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앙과 미국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에 현역 군인을 배치한 것 등을 언급하면서 "그것은 진짜 (불법 이민자에 의한) 침공이었으며 우리는 결코 우리 영토가 침범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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