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취임 다음날부터
▶ 오바마 텃밭이 ‘시범타’
▶ “범죄경력 관계없이 체포 다음 표적으론 LA·뉴욕”
지난 18일 뉴욕에서 아시안들을 비롯한 이민자 단체 관계자들이 트럼프 2기 반이민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임 다음날인 2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시작으로 대규모 불법체류자 추방 작전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화요일인 21일 오전부터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100∼200명이 동원돼 시카고에서 단속·검거·추방 작전을 그 주 내내 벌일 예정이다.
당국은 이번 단속에서 범죄 경력이 있는데도 추방당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체류 중인 이민자들을 주로 겨냥할 계획이지만, 검거 작전 현장에서 다른 불법 체류자를 발견하면 이들 역시 범죄 경력 유무에 상관없이 체포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취임 직후 대대적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에 나서기로 하고 어느 도시를 본보기로 삼을지 검토해왔으며, 단속 협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이른바 ‘피난처 도시’ 중에서도 시카고를 골랐다.
이번에 ‘시범케이스’로 걸린 시카고는 불법체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지역일 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현 시카고 시장이며 흑인인 브랜던 존슨도 불법체류자 단속을 놓고 트럼프 정권 인수팀과 거센 마찰을 빚어왔다.
트럼프 2기의 ‘국경 차르’로 내정된 톰 호먼 전 ICE 국장 직무대행은 작년 말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대대적 불법체류자 단속을 시카고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만약 시카고 시장이 돕고 싶지 않다면 비켜서 있으면 된다. 그러나 만약 그가 우리를 방해한다면, 만약 불법체류 외국인을 알면서도 보호하거나 숨겨준다면, 나는 그에 대해 형사기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ICE가 실제로 검거하려고 시도할 불법체류자 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다만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검거 시도를 홍보하기 위해 우익 성향 매체들과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에 이어 LA와 뉴욕, 콜로라도주 덴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등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