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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고, 보복 준비하고’…전 세계가 트럼프 관세 대응에 분주

2025-01-14 (화) 05: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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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보도… “한국·대만, 에너지 수입 증대 검토”

‘달래고, 보복 준비하고’…전 세계가 트럼프 관세 대응에 분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가 트럼프가 예고한 관세 폭탄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지만 각국은 그의 관세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찾느라 분주하다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를 달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필요한 경우 미국에 어떻게 보복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 대선일 이후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로 꼽힌다.


두 나라 지도자는 공개적으로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회유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의 25% 관세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도 조용히 추진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외 다른 곳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지난해 11월 멕시코시티의 한 쇼핑 단지를 급습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제품 '청소 작전'에 돌입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밀반입을 지적한 마약 펜타닐을 사상 최대 규모로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멕시코는 또 적절한 과세 없이 자국에 물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검색도 실시할 예정이다. 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테무와 쉬인을 겨냥한 것이다.

캐나다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 수 있다'고 한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에 "그럴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There isn't a snowball's chance in hell)고 반박하는 등 일단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다.

보복 관세를 물릴 미국산 제품 목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25% 관세 위협 며칠 후 트럼프와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탄 바 있다.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미국과의 무역에서 네 번째로 큰 흑자를 기록한 베트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 전쟁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국가다.

중국에 있는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우회 수출 통로로 베트남을 택하면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두배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산 항공기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팜 민 찐 총리 역시 "미국과의 관계에서 남은 모든 장애물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중국 외에도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무역의존도가 높아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1기 행정부 때에 비해 훨씬 더 급진적으로 보인다"면서 "죄수의 딜레마처럼 모든 국가가 뭉쳐서 저항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각국은 경쟁국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경쟁할만한 동기도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품에 60%, 나머지 국가의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이 실행되면 글로벌 무역 흐름은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각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경우 충격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노무라 싱가포르 법인의 소날 바르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중국의 수출이 아시아 나머지 지역으로 이전되고 그 상품들이 매우 경쟁력이 있다면 다른 국가들이 이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많은 국가가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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