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국방장관 후보 “北 핵보유국 지위, 글로벌 위협…MD 개선해야”

2025-01-14 (화) 11: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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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그세스 인사청문회 발언… “北, 탄두 소형화·이동발사 능력 진전”

▶ “전쟁 책임있게 종결”… “동맹과 함께 인·태서 中 공세 억지할 것”

美국방장관 후보 “北 핵보유국 지위, 글로벌 위협…MD 개선해야”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북핵 위협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은 물론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14일 워싱턴 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사전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모두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또 "그러한 위협은 미군이 주둔한 미국의 가까운 동맹들(한국, 일본 등)과 북한이 거리상 가깝다는 점에서 특별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지명자가 사용한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는 표현은 국제법적으로 핵무기 개발 및 보유 권리가 공인된 5개국(미·중·러·영·프)을 의미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와는 다른 것으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공인받지 못했으나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가진 나라'까지 포함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핵확산금지조약(NPT)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등 국제 규범을 위반하며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칭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 국방 정책의 최고위 책임자 역할을 맡을 예정인 헤그세스 지명자의 이번 발언은 북한 핵 위협을 있는 그대로, 공개적으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 진영의 인식이 일정 정도 투명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과정을 거쳐 내놓을 대북정책 기조에 1기 행정부 때 견지한 북한 비핵화 목표와 원칙이 그대로 유지될지, 핵군축 또는 동결 협상 추구에 무게가 실릴지 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근년 들어 중국, 러시아, 북한은 그들의 핵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 현대화했다"며 "북한은 핵무기 보유고를 확장하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 및 지상 이동발사 시스템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또 북한의 '우주 역량'(우주 공간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에 대해서도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대북 방어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해야 할 일에 대해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고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에 더해, 미사일 방어 시스템, 특히 (미국) 본토를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4개국이 우크라이나와 그외 지역에서 최근 보이는 움직임은 "미국의 영향력과,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동맹을 해치는 협력적 접근"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재확립하겠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공세를 억지하기 위해 파트너 및 동맹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군사적)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책임 있게 전쟁들을 끝낼 것이며, 더 큰 위협에 맞서도록 자원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 전쟁을 조기에 종결지은 뒤 최대의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을 견제하는 데 미국의 역량을 더 투입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이름뿐인 억지력'에 의지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진정한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 국방부와 군 전체에 걸쳐 '전사의 기풍'(Warrior Ethos)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뒤 "정치가 군사 문제에서 역할을 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니며 우리는 미국의 전사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을 재건할 것"이라며 방위산업 기반을 되살리고, 무기 및 군사장비의 획득 과정을 개혁함으로써 신규 방산업체의 진입 장벽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그와 더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3대 핵전력'을 현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중에 국방부는 '힘을 통한 평화'를 성취할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국가안보 목표를 추구하면서 정치화하지 않고, 헌법을 분명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간의 군함 건조 관련 협력 여지가 거론되는 가운데, 그는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선박 건조가 자신의 절대적인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소개한 뒤 미국의 관련 인력 부족, 적성국들의 혁신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신속한 투자가 필요하고, 해외 기업들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와 더불어 무인 잠수정 제조가 해군 역량 강화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헤그세스 지명자는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월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분석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방위군으로 임관해 미군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있던 쿠바 관타나모와 전장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를 맡은 이력이 있어 트럼프 2기 내각에서 여럿 중용된 '폭스 인맥'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과거 성폭행 의혹과 재향군인 단체장 시절의 재정 관리 문제 및 과도한 음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의혹 등으로 인해 공화당 외부는 물론 당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작지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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