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불신임에 10년 임기 못 채우고 떠나며 직원들에 연설
▶ “팩트가 어디로 이끌건 팩트 쫓아가고, 정파성 초월해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불신임'으로 인해 임기 종료 전에 퇴임하게 된 연방수사국(FBI) 수장이 고별 연설을 통해 FBI의 불편부당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FBI국장은 지난 10일 직원들 앞에서 행한 고별 연설에서 "우리는 우리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정파성과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면서 "왜냐하면 그것이 미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이며, 국민들은 그런 FBI를 가질 자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레이 국장은 FBI가 견지할 업무 원칙으로 "전문성(professionalism)과 엄격함(rigor), 진실성(integrity)"을 강조했다.
레이 국장은 이어 "그것은 팩트(사실)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건 간에, 누가 좋아하건 싫어하건 간에, 팩트를 쫓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언제나 누군가는 당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1기 때인 2017년 8월 취임한 레이 국장은 임기(10년)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로도 2년 반 이상 남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지난달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인 지난해 11월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 국장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트럼프로부터 사실상의 '불신임' 통지를 받자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1차 임기 종료(2021년 1월) 후 기밀자료 반출 및 불법 보관 혐의에 대한 수사에서 FBI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한 일을 계기로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레이 국장의 후임자로 내정된 파텔은 2020년 대선을 '사기'로 규정하는가 하면, 트럼프 재집권 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를 도왔다고 판단하는 언론인 등에 대해 사실상의 '보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이력 등으로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