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타데나·실마 등 5곳 확산
▶ 5명 사망·1,100채 ‘잿더미’
▶ 아케디아 등 한인 주택도 주민 10만명 긴급 대피령
지난 7일 밤 최고 시속 99마일에 달하는 강풍 속에 급속히 확산된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화마가 엄청난 기세로 불꽃을 날리며 건물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로이터]
LA 카운티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5개의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으로 인해 도시를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었다.
주거 밀집 단지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불지옥에 8일 오후까지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주택과 건물 1,100여 채가 잿더미가 되는 등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불 피해 지역 내 10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이 내려졌고, LA 카운티 내 20개 교육구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전면 휴교령을 내렸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실마 등 LA 카운티 내에서 발생한 5개의 대형 산불이 최고 시속 99마일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각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두 산기슭과 그 주변에서 발생했으며, 돌풍과 건조한 공기, 바짝 마른 초목들로 인해 급속히 번져나갔다.
이번 산불 사태로 알타데나 인근 아케디아 지역에서 한인 소유 주택이 전소되는 등 한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피 명령을 받은 한인들을 포함한 주민들은 거세지는 불길을 피해 자신의 터전을 뒤로하고 대피소나 호텔로 대피하는 등 악몽 같은 밤을 보내야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LA 서부 해안가의 퍼시픽 펠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펠리세이즈 산불’은 하루 만에 1만5,000에이커 이상을 태우며 현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강풍과 마른 덤불로 인해 불길은 급속히 번졌고,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고급 주택단지가 전소됐다. 8일 오후 기준으로 진화율은 전무한 상황이며, 부상자나 전소된 건물에 대한 정확한 파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24시간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길은 웨스트 LA와 샌타모니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샌가브리엘 밸리의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산불도 확산세가 무섭다. ‘이튼 산불’로 명명된 이 화재는 7일 오후 6시18분께 발생해 하룻밤 새 1만600에이커를 불에 삼켰다.
최소 5명이 사망했으며, 1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고 1만3,000채 이상의 건물이 전소될 위험에 처해있다. 또한 알타데나와 패사디나, 아케디아에 이어 라카냐다 플린트리지 전 지역과 글렌데일 일부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10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주요 외신들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7일 밤 이튼 산불의 불길이 거세지며 알타데나 지역에 위치한 양로병원 근처까지 확산돼, 100여 명의 시니어 환자들이 병상 채로 주차장에 모여 긴급히 대피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7일 밤 10시29분께 실마 지역 다이아몬드 로드 인근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500에이커 넘게 태우고 있다. ‘허스트 산불’로 명명된 이 화재로 210번 프리웨이는 폐쇄됐으며, 210번 고속도로 북쪽, 록스포드에서 5번과 14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까지 강제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또한 5번 프리웨이 우드리/발보아에서 라헤이 스트릿, 젤자 애비뉴까지와 캘그로브, 뉴홀 패스, 와일드우드, 이터널 밸리 등 인근 지역에도 대피 경고가 발령됐다.
이밖에도 LA 북부 샌퍼난도 밸리 지역 405 프리웨이 서쪽, 101 프리웨이 북쪽 노스 우들리 애비뉴에서 발생한 ‘우들리 산불’과 앤탈롭 밸리 인근 액튼에서 발생한 ‘리이다 산불’이 8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발생해 50에이커와 81에이커를 태우고 있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간밤의 어둠과 강풍 여파로 진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히며 “1∼2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가 되어 있었지만, 5건에는 준비가 부족했다”고 진화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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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