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 사회’ 진입한 한국
▶ 수도권·비수도권 고령격차 4.68%p
▶ 전남 27% 최다, 세종 11% 최저
▶ 탄핵정국으로 조직개편 요원
▶ 여야 대립에 연금개혁 차질
우리나라가 유례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고령인구 비중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전남 등에서는 극심한 출생률 추락을 겪으며 고령인구 비율이 25%를 넘어섰다. 저출생 대응, 정년 연장 논의, 연금 개혁, 정부 조직 개편, 지방소멸 극복 노력이 시급하지만 탄핵 정국 속에 관련 논의들이 사실상 모두 멈췄다.
24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각각 17.70%, 22.38%를 기록해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4.6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처음으로 주민등록 통계가 집계된 2008년 3월 3.64%포인트였던 격차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2017년 8월(3.66%포인트)까지 큰 차이가 없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21년 10월 4.2%포인트, 2022년 12월 4.4%포인트, 2024년 1월 4.52%포인트로 눈에 띄게 벌어졌다.
지역별 격차도 확연하다.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27.18%)으로 최하위인 세종(11.57%)과의 격차가 15.61%포인트에 달한다. 경북(26.00%), 강원(25.33%), 전북(25.23%), 부산(23.87%), 충남(22.23%) 모두 노인 비중이 세종의 2배 수준이다. 수도권에 해당하는 경기(16.55%), 인천(17.63%), 서울(19.41%)은 모두 20% 미만이다.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중을 성별로 보면 남자는 17.83%, 여자는 22.15%로 여자 비중이 남자보다 4.32%포인트 높았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7년 4개월로 일본을 앞질렀다.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령사회 국가로 평가받은 일본은 1995년 고령사회에 들어선 뒤 11년 만인 200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더 가팔라진다. 올해 9월 나온 통계청의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36년 30%를 돌파하고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노인 비중이 치솟고 있지만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고용 방안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고용 방식을 두고 노동계는 법정 정년 연장을, 경영계는 퇴직 후 재고용처럼 민간 자율 방식을 주장하면서 맞선다. 노동계가 원하는 법정 정년 연장은 당장 고령자 취업에 이득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 고용 부담을 높여 청년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달 초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는 내용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상 법정 정년 연장 관련 제도 개선 권고안’을 국무총리에 전달했지만 비용 마련, 기업 협력 방안 논의에는 진척이 없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 추정 및 시사점’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릴 시 추가 고용 비용은 30조 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탄핵소추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연금 개혁 논의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올해 9월 보험료율 인상(9%→13%)과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담은 단일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국회에서는 여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법 개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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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양종곤 고용노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