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또 다시 맞는 크리스마스 계절이다. 그렇지만 들려오는 것은 온통 흉흉한 소식뿐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매일같이 수 천 명의 전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김정은의 외화벌이용으로 파병된 북한 병사의 전사소식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 끔찍한 살상 극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의 수단이다. 지난해 4월 군부 세력 간 권력 다툼으로 발발한 내전이 계속되면서 수만 명이 숨지고 1300여만의 난민이 발생했다.
그러나 세계의 관심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가 싸우는 중동으로 쏠리면서 수단 내전은 ‘잊힌 전쟁’이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가닥 굿 뉴스도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 발로 전해지고 있는 소식이 그렇다.
리상푸. 웨이펑허. 둥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중화인민공화국의 국방부장(장관)’이란 타이틀을 지녔거나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시진핑의 측근, 이른바 ‘쉬자진(習家軍)’출신이란 점도 공통점이다. 이런 그들이 차례로 부패문제로 낙마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리상푸, 웨이펑허에 이어 둥쥔 중국 국방부장도 부패 혐의로 중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것이 지난달 말께다.
바로 뒤따른 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 다시 말해 중국인민해방군 제1인자 먀오화 실각설이다.
공산당 최우선원칙의 중국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은 국방부장 보다 상위 직이고 실제로 둥쥔은 먀오화의 추천으로 국방부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 현대화의 상징이라고 할까. 그런 로켓군 고위 장성과 방산 국유기업 수뇌부 인사 등 15명이 부패혐의로 숙청된 게 지난해 연말이다.
그로 인한 충격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중국 군부에 숙청의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시진핑의 9년 군 개혁이 ‘와르르’ 무너졌다는 지적과 함께.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군이 아니다. 공산당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인사권 역시 당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폐쇄적 구조 하에서 뇌물을 바치고 진급을 하는 건 관례가 되다시피 했다. 더 고질적 문제는 그 규모를 알 수 없는 방산비리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려진다. 부패한 군이 현대적인 강군(强軍)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답은 네거티브다. 그 실례를 푸틴의 러시아군이 보여주었다.
사흘이면 우크라이나를 완전 평정한다는 호언장담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 러시아군이 80만에 가까운 엄청난 사상자를 내면서 3년이 다 가도록 고전하고 있다. 러시아군 내의 만연한 부패가 그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패와 숙청으로 얼룩진 중국 군부. 이와 관련해 미 정부 당국자들은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이코노미스트, 월 스트리트 등은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2027년이었나. 시진핑이 군현대화와 함께 대만수복의 해로 설정한 시기가. 그 시기가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미 정부당국자들은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만연, 뒤따르는 대대적 숙청의 악순환은 중국군 현대화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핵전력 강화는 물론이고 2027년 대만수복 계획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미 국방부 보고서는 밝히고 있는 것.
중국 공산당의 군대, 인민해방군은 혹시 종이호랑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