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패배 이후로 계엄 암시…‘11월 계엄 가능성 들었다’ 진술도
▶ ‘내란 의혹’ 尹 조사 앞둔 검찰…타임라인 정리하며 혐의 다지기
최근 검찰·경찰의 수사와 국회 제보 등을 통해 '비상계엄 사전 모의' 정황이 다수 포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자들이 계엄을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공모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계엄지휘관' 핵심 군 관계자들의 신병을 모두 확보한 검찰은 장성들을 상대로 계엄의 구체적 공모 시기와 내용을 파악하면서 윤 대통령의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18일(한국시간 기준)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구속된 피의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 5명이다.
이들은 지난 3일 계엄 상황에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하거나, 계엄사령관을 맡아 포고령을 포고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이들 '5인방'을 상대로 계엄의 구상과 선포, 실행까지 단계별 역할과 지시사항 등을 추궁하고 있다.
조사는 특히 '구상' 단계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물론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도 '계엄 사전 공모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 사령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작년 말부터 비공식 석상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비상조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총선 패배 이후에는 윤 대통령이 시국을 걱정하며 계엄 이야기를 꺼냈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계엄 필요성을 언급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만류했다는 것이 여 사령관 측 주장이다.
여 사령관은 최근 조사에서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계엄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사령관 역시 12월 이전부터 계엄을 암시하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앞서 "구속되기 전 곽 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올해 6월, 10월, 11월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함께한 자리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세 차례의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갔으며, 마지막 11월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직접 나왔다는 말도 곽 사령관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진우 사령관과 박안수 총장은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TV 방송 등을 통해 뒤늦게 이를 인지했다고 주장한다.
관련자 진술과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검찰은 구속된 5명과 다른 군 관계자들을 연일 조사하면서 공모 시기와 내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란 우두머리(수괴)'로 지목된 윤 대통령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준비했는지에 대한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향후 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상대로 이를 캐묻겠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 측에 오는 21일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윤갑근 전 고검장 등이 참여하는 변호인단을 꾸리고 수사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