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기관지와 인터뷰… “오레시니크 못잖은 미사일도 개발 완료”
▶ “핵탄두 배치 확대 배제 않아…탄도미사일 발사 24시간 전 미국 통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행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의 군 사령관이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권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전 세계에 없다"는 서방을 향한 압박성 발언을 내놓았다.
17일(현지시간) 타스,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은 자국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략미사일군의 날을 맞아 공개된 이날 인터뷰에서 카라카예프 사령관은 "지난 5년간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의 도입으로 미사일 억지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다"며 "러시아의 ICBM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종류의 탄두를 장착해 사실상 방공 시스템이 방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미군 방공망이 가동되는 것을 겨냥해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의 전력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의 효과는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발사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그에 못지않게 효과적인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의 개발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형 시스템에 대한 국가적인 시험의 일환으로 최대 사거리의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라카예프 사령관은 외부 위협이 증가할 경우 첨단 미사일 시험의 빈도나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의 핵 군축 합의를 백지화하고 핵무기 배치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확대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미국의 대응이라며 공을 넘겼다.
그는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폐기한 것이 아니라 중단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라서 2026년 2월 5일까지는 탑재한 핵탄두의 규모를 협정이 제한한 수준으로 유지하되, 미국의 행동에 따라 이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에 발효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천550개로 제한한다.
양국은 2021년에 협정을 5년 연장했지만,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미국 내에서도 핵무장을 다시 확대하자는 논의가 불거지기도 했다.
카라카예프 사령관은 다만 "러시아는 ICBM이나 SLBM을 발사하기 최소 24시간 전에는 미국 측에 통보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비슷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통보하는 내용에는 발사 예정일, 발사 장소, 탄두의 충격 범위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