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계엄 선포후 계엄사령관에 임명… ‘계엄 전 국방장관 만났다’ 시인
▶ 국회 계엄해제 의결 후 계엄사 편성 시도·’제2의 계엄’ 논의 의혹도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한국시간)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박 총장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 총장은 모든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등의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 제1호를 발표했다.
또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엄 포고령 내용을 전달하며 국회를 통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앞서 국회 질의에서 계엄 당일 오후 4시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난 사실도 시인했으나 단순 현안 보고 차원이었고, '21시 40분에 장관 대기실에 와 있으라'고만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박 총장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육군본부 참모진을 중심으로 계엄사령부 편성을 준비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3시께 계엄사 참모진 구성을 위해 계룡대 육군본부에 있는 자신의 휘하 참모부장들에게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지만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은 시점이었다.
다만 박 총장은 이때 올라오라고 한 참모들이 30분 만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4일 새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이후 윤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국방부 지하의 합참 결심지원실(결심실)에서 회의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제2의 계엄을 논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박 총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테이저건과 공포탄 사용을 건의했으나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곽 사령관이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나서면서 진술이 엇갈리기도 했다.
박 총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5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윤 대통령이 "최근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안정적인 군 운영이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검찰은 지난 8일 박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킨 데 이어 전날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총장을 상대로 포고령 발표 경위, 합참 지휘통제실 내 결심실에서 윤 대통령 등과 논의한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 대해서도 군사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군 관계자들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인 상황에서 군 지휘 체계와 지위를 고려할 때 '말 맞추기' 우려도 있다고 판단해 군 지휘부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