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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적자·환율 ‘1차 타깃’… 한미FTA도 사정권

2024-11-07 (목)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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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 메가톤급 파장

▶ 한, 바이든 정부서 대미흑자↑
▶수지 개선위해 통상압박할 듯
▶10~20% ‘보편관세’ 핵심적 변수
▶환율은 원화절상 압력 거셀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메가톤급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새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와 원·달러 환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1차 타깃으로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도 시점이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협상 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1기(2017~2020년) 당시 대미 무역 흑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6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33억 달러(약 32조 5100억 원)였지만 2019년 114억 달러로 급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부에서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어난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보복소비에 따른 것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1기 시작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90% 이상 급증한 수치다. 1~9월도 399억 달러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는 또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은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무역 적자국이었으나 꾸준히 순위가 올라 이달 기준 적자국 7위에 올라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증가율은 연평균 27.5% 수준으로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측이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한 통상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편 관세도 핵심 변수다. 트럼프 측은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무역 상대국에 대해서도 관세를 10~20%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연방 소득세를 관세 수입으로 대체하고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를 무역 상대국에 부과하는 ‘상호 무역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1기 당시 철강 관세를 통해 주요국과 거래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관세를 지렛대로 쓸 수 있다.

다만 환율의 경우 원화 절상 압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 1기 때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고 한국 정부와도 환율 개입 내역에 대한 공개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한미 FTA 재개정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7년 한국에 FTA 개정을 공식 요구하고 이듬해 재개정 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협정(USMCA)을 개정할지 정하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무역협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USMCA와 한미 FTA 등을 또다시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지낸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경제·산업 측면에서 보면 무역수지와 환율, 한미 FTA가 관건”이라며 “미국의 산업보호주의가 강해질 것이며 중국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제하는 전략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과 관련 깊은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축소 우려도 관심사다.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도체법에 따라 각각 64억 달러, 4억 5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 지원을 약속 받았다. 자동차와 철강 부문에 대한 수출 쿼터를 부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생각이다. 최 전 대사는 “트럼프의 생각은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외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좋게 봐줄지가 과건”이라며 “외국 업체들에 계속해서 보조금 등의 혜택을 줄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 부자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은 잘못이라며 삼성전자와 TSMC 등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 관계 장관 회의 겸 대외 경제 장관 회의를 열고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국내 영향과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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