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도 입장 갈린 정년연장…“연금공백 없애야”vs“정규직만 혜택”
2024-10-30 (수)
양종곤 고용노동전문 기자
▶ “고령화·저출생에 빈곤층 증가”
▶ 한노총, 경사노위서 연장 요구
법정 정년 연장을 두고 노동계 내에서도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쪽은 급격한 고령화와 저소득 고령층을 위해 일할 기간을 법적으로 늘려주자고 요구한다. 하지만 정년 연장에 신중한 쪽은 대기업 정규직과 같은 이미 높은 소득층에 혜택이 쏠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조합 지형을 양분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법적 정년 연장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다. 양대 노총이 노동권 신장, 공공성 강화, 취약 계층 보호 등 현안마다 일치된 목소리를 내온 상황과 대비된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8월부터 국민 동의 청원에 나서는 등 65세 이상 법정 정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올 2월에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요구한 핵심안에 정년 연장을 담았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노동계 몫으로 참여해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정년 연장을 원하는 이유는 너무 빠른 고령화와 저출생이다.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차이도 정년 연장 주장의 핵심 근거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부터 65세로 바뀐다. 현행 정년 60세와 비교하면 5년이라는 수급 공백이 발생한다.
반면 민주노총은 올 2월 총선 요구안에 정년 연장안을 담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최근 공개한 연례 ‘전국 노동환경 실태조사’에서도 국민에게 정년 연장 찬반을 묻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정년 연장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것은 대기업과 공공 부문 정규직 근로자에게 혜택 쏠림이 일어난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걱정한다는 의미다. 노동시장은 대기업·정규직이 임금 100을 벌면 중소기업·비정규직은 50~60에 불과할 만큼 임금 격차가 심한 상황이다.
이 차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벌린 수직 계열화와 제조업 중심 산업, 연공성이 강한 임금 체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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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곤 고용노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