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육류 끊으면 영양 불균형 걱정… 건강하고 맛있는 채식

2024-10-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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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채식 방법에 맞춰 식단 짜야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 위해 채식 요리책 참고할 필요도

43세 남성 A씨는 올해 건강검진에서 지방간과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받고 나서 채식을 결심했다. 그동안 즐겨 먹던 삼겹살, 갈비 등의 육류와 닭튀김이 갑자기 생긴 만성질환의 주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육류와 어패류 등을 멀리하면서 식사하려다 보니 영양 불균형으로 또 다른 건강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요즘 채식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등의 만성질환이 급증하다 보니 채식을 통해 이들 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육류를 피해 채식을 하더라도 설탕, 소금, 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고 열량이 높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육류, 생선류, 가금류, 달걀, 유제품 중 제한하는 식품에 따라 다양한 채식 방법이 존재한다. 이들 중 우유, 치즈, 요구르트, 버터 등 유제품과 달걀은 허용하는 방법과 유제품만 허용하는 방법, 달걀만 허용하는 방법, 생선류만 허용하는 방법, 그리고 이들 모두의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 등이 있다.


채식할 때 자신의 영양소 요구량을 정확히 평가해 그에 맞는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건강에 유익한 식물성 식품을 최대한 다양하게 챙겨 먹어야 영양 결핍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식품으로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 현미, 잡곡, 견과류, 그리고 콩, 팥 등 콩과류 식품들이 포함된다. 단 음료와 과일주스, 빵, 국수와 떡은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은 우리 신체의 성장 및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제품, 달걀, 또는 생선이 허용된다면, 이들 식품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 채식자라면 단백질 섭취를 위해 콩과류, 두부, 콩고기, 견과류, 씨앗, 잡곡을 챙겨 먹어야 한다.

칼슘은 치아와 뼈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유제품 섭취가 허용된다면, 각종 유제품 섭취를 통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만약 유제품 섭취가 제한된다면 칼슘 강화 두유, 브로콜리, 양배추, 냉이, 무청 등 십자화과 채소, 대두, 완두콩, 렌즈콩(렌틸콩) 등을 챙겨 먹어야 한다. 이런 식품으로도 칼슘 섭취가 부족할 경우 칼슘제 섭취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D 역시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 3회 하루 20~30분씩 햇볕을 자주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 D 합성이 가능하다. 달걀, 연어 또는 참치 섭취가 허용된다면 비타민 D 공급이 가능하며,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B12는 적혈구를 만들어 빈혈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신경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섭취가 어려우므로 고기, 유제품, 달걀 섭취가 제한되면 비타민 B12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

철분 역시 적혈구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 유제품, 생선, 달걀 섭취가 제한되면 대두, 렌즈콩, 잡곡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철분은 흡수율이 낮아서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 과일과 같이 섭취하여 철분의 흡수율을 높여야 한다.

만약 건강을 위해 채식을 시작하는 경우라면 육류를 조금씩 줄이면서 채소와 과일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 고기나 생선 대신 콩과 두부를 챙겨 먹고 시금치, 상추, 깻잎, 각종 나물을 충분히 먹도록 한다. 채식 요리책을 참고해 건강하고 맛있는 채식 요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 노력을 해야 건강한 채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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