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만명…전체 실업자 20% 차지
▶ 일자리 미스매치 청년층 최다
실업자 5명 중 1명이 반년 이상 구직활동을 했던 ‘장기 백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년 이상 장기 실업자 비중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 4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구직 기간이 6개월을 넘은 사람은 11만 3000명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올 3월부터 늘기 시작해 8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까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장기 실업자의 증가는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올 들어 8월까지 장기 실업자는 월평균 9만 858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448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5~29세 청년층이 2만 9442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만 1177명(23.3%)으로 뒤를 이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장기 ‘쉬었음’ 청년도 늘고 있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집에서 그냥 쉰 청년은 5월 기준으로 2021년 9만 6000명에서 2022년 8만 4000명, 2023년 8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8만 2000명으로 다시 늘었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뒷걸음질 친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눈높이에 맞는 급여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구직 기간도 늘어난 것이다. 실제 장기 실업자 중 이전 직장을 중도에 그만둔 사유를 보면 ‘시간·보수 등 작업 여건 불만족(24.7%)’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 다닌 지 1년이 넘지 않은 장기 실업자의 이전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18.9%), 제조업(15.9%),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3.7%) 등의 순으로 많았다. 도소매업은 온라인 가속화, 무인화 등 구조적 변화로 취업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산업이다.
실업 기간이 길어지면 이들의 구직 성공률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업 기간이 1개월 증가하면 취업 확률을 1.5%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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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