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권만 있으면 OK”… 한국 입국절차 편해졌다

2024-09-17 (화)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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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나면 쓸모 많은 입국시 절차
▶ 사전 전자여행허가 올해 말까지 유예

▶ 세관신고서 앱으로… 신고품 없으면 면제
▶ 시민권자도 ‘내국인 입국대’ 이용 가능

“여권만 있으면 OK”… 한국 입국절차 편해졌다

미 시민권자를 포함한 한국 방문객들의 입국절차가 한결 간편해 졌다. [연합]

한민족 최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전후로 가을은 LA를 비롯한 미주 한인들의 한국방문이 봇물을 이루는 시기다. 달러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데다 여름철에 치솟았던 한국행 항공료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하려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시민권자 등 해외 거주 한인들의 입국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정리해 본다.

▲ 올 연말까지 K-ETA 한시적 유예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한국을 방문하려는 해외 국적 입국자들이 필수적으로 등록해야 했던 전자여행허가(K-ETA) 시행이 오는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상태다. 지난해 4월부터 한국 정부는 2023~24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산업 활성화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영국 등 22개 국가에 한해 2024년 12월 31일까지 K-ETA 필수 조건을 유예하고 있다.

K-ETA는 출발 전 홈페이지나 앱에 개인·여행 관련 정보를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게 하는 제도로, 입력 과정이 쉽지 않아 시니어 세대 한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 간편해진 세관신고 절차

세관 신고 절차도 한결 간편해 졌다. 한국 관세청은 그동안 인천공항 제2터미널, 김포공항 2곳에서만 운영되던 ‘모바일 세관신고’ 제도를 지난해 8월부터 전국 공항·항만으로 확대·운영 중이다.

모바일 세관신고는 ‘종이 신고서’ 제출 없이 여행자 세관신고 앱을 통해 1인당 면세범위(800달러) 초과 물품,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 검역물품 등을 자진 신고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포함한 6개 공항과, 7개 항구로 입국하는 여행자가 과세물품 등을 신고하는 경우, 종이 신고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세관신고 앱을 통해 신고 물품을 입력하고 세관에 제출할 수 있다.

관세청은 또 모바일 신고 후 세금 납부도 모바일 앱으로 가능토록 했다. 신고품이 있는 경우 앱에서 생성된 QR코드를 공항 입국 시 표시된 ‘세관 신고 있음(Goods to declare)’ 통로에 있는 QR코드 리더기에 인식시키면 모바일로 ‘전자 납부고지서’를 전송받아 앱을 통해 간편하게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된다.

신고 물품이 없는 여행자는 신고서 제출을 생략하고 ‘신고 없음’ 통로를 이용해 입국장을 나가면 된다.

▲ 인천공항 내국인 입국심사대 사용

한국 법무부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소에서 한인 시민권자 및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대우가 시행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애용을 당부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 시민권자와 그 직계비속은 대한민국 여권 또는 재외동포를 표기한 전자안내판 아래 내국인 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한인 시민권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입국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과거 한국인이었다가 국적을 이탈한 사람들을 포함한다.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대우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어 왔으며, 이 조치는 재외동포의 자긍심을 북돋고 신속한 입국 절차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 안면인식으로 신분 확인

인천공항에서 얼굴을 미리 등록하면 탑승 게이트에서 여권을 꺼내지 않아도 안면인식으로 신분 확인을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패스’ 시스템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본인의 얼굴을 ‘인천공항 스마트패스’(ICN Smartpass) 앱이나 공항 셀프체크인 키오스크에서 서비스 이용 30분 전까지 등록하면 된다.

처음 등록한 날부터 5년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법무부 출국 수속 과정에서는 기존처럼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줘야 한다.

■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한국 방문

“18세까지 국적 이탈 안했을 경우 24세 이후 국외여행 허가 받아야”

한국에 일시 방문한 자녀가 병역의무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것이나 아닌가 걱정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관련 규정이 다소 모호하기 때문이다.

출생지 국가인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는 출생할 당시 아버지 혹은 어머니중 한 사람이라도 한국 국적을 갖고 있을 경우,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갖게 된다. 이들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은 출생 사실이 한국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되지 않더라도 국적법상 복수국적자가 된다.

선천적 복수국적자 남성은 태어난 날로부터 한국의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가 되는 해 3월31일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이탈)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병역문제를 해소해야만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있다.

국적이탈을 하지 않아 자동적으로 병역의무가 발생한 남성의 경우 24세 이후에는 ‘해외이주 사유’를 근거로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한인 남성은 24세부터 25세가 되는 해의 1월15일까지 거주지 영사관을 통해서 국외여행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해외이주 사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사람은 37세까지 병역이 연기된다.

국적이탈을 하지 않은 남성 복수국적자가 국외여행허가를 받으면 1년중 통틀어 180일을 넘지 않는 동안 한국에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180일 체류한도를 넘거나 한국에서 60일 이상 영리활동을 할 경우 영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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