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로이터>
미국의 남성 유권자들이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공개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의 정례 여론조사 결과(9월1~3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46%의 지지율을 기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1%포인트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달 말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42%)과 트럼프 전 대통령(50%)의 남성 유권자 지지율 격차는 8%포인트였지만, 1주일 만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
다른 기관들의 여론조사에서도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세를 타는 현상이 확인됐다.
레드필드앤윌튼 스트래티지가 미국의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 2일 발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남성 유권자 지지율은 44%로 동일했다.
역대 미국 선거에선 남녀 유권자들의 지지 정당이 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성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남성 유권자들은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올해 대선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낙태 등 이번 선거의 주요 현안들이 유권자들의 성별에 따른 후보 지지 현상을 자극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젊은 여성층은 동 세대의 남성보다 훨씬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훨씬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초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 주의 여성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21%포인트나 뒤졌다.
다만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여성은 민주당, 남성은 공화당'이라는 도식이 깨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세대별로 나뉘는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 45세 이하 유권자의 56%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4%로, 두 후보의 격차는 22%포인트나 됐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 유권자들은 56%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응답은 39%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