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균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고관절(엉덩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하는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몸 하중을 지탱하고 걷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관절은 항상 몸 하중을 받는 부위이기에 퇴행성 변화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고관절염을 비롯해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 대퇴비구충돌증후군, 고관절 골절 등이 대표적이다. 고관절 수술을 5,000차례 이상 시행하고, 관련 논문도 290편가량 펴낸 이영균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고관절염은 고관절 통증으로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며“고관절염이 생기면 생활 습관 교정과 체중 감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지만 상당수 환자는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고관절염 발생 이유는.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이다. 공처럼 생긴 대퇴골(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인 ‘대퇴 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전구 소켓 모양의 골반뼈인 ‘비구’로 구성돼 있다. 상체 무게를 하체로 연결하고 모든 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하다.
해당 부위에 관절염이 생기면 통증·절뚝거림·주위 관절 퇴행성 변화 등이 나타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고관절이 있는 사타구니 쪽과 허벅지 앞쪽에 주로 통증이 생긴다. 자동차를 타고 내릴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를 꼬거나 벌리는 등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체중이 실릴 때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생기면 고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이라면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고관절염은 나이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이 주원인이지만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 비구 이형성증, 소아기 고관절 질환 후유증, 류머티즘 관절염, 외상 후 관절염 등도 원인이다.
-어떻게 치료하나.
고관절에 염증이 생겨 생활하기 어려워지면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는 게 좋다. 이 수술은 손상된 대퇴 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비구 관절면을 제거한 뒤 인공관절을 넣고 조립한다. 어려운 수술이지만 잘 받고 관리한다면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행한 수술 결과, 12년 생존율은 98.3%, 고관절 기능 점수는 89.8 등으로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관절은 인체 깊숙한 곳에 위치해 고관절의 3차원 구조를 잘 이해하고 치환물을 정확히 넣어야 탈구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내비게이션이나 로봇을 활용해 더 정확히 수술하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고 있다.
골두와 비구 관절면을 고정하는 방법은 무시멘트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기존 사용하던 골시멘트보다 합병증이 적고 장기적 예후(치료 경과)도 더 좋다. 관절면 재료는 마모율이 적은 세라믹을 주로 사용한다. 4세대 세라믹까지 발전해 합병증이 거의 없고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신 기술과 재료를 적극 도입해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 탈구율이 0.3% 미만으로, 외국 주요 병원의 탈구율(2~5%)보다 낮다.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과 반치환술을 선택하는 기준은.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은 골두와 비구 관절면 모두에 병변이 생긴 환자에게 시행한다. 반면 반치환술은 골두에만 병변이 있을 때 시행한다. 따라서 전치환술은 통증 제거에 좋지만 수술 시간이 더 길고 탈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고령·고관절 골절·출혈로 인한 사망 위험성·보행 문제나 치매 등 탈구 위험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반치환술을 하기도 한다.
이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 중 골두가 빠지는 탈구가 가장 위험하다. 탈구가 생기면 걷기 힘들어지고 골두를 다시 넣기 위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탈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 번 탈구되면 다시 발생할 위험이 높기에 환자는 수술받은 뒤 봉합한 근육과 연부 조직이 충분히 치유될 때까지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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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