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러 폭격기,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 진입

2024-07-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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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폭격기 진입은 처음…中 “베링해 공역서 연합 순찰, 제삼자 겨냥 안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24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인근에서 비행하던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에 대응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NORAD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알래스카주 일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 두 대와 중국 H-6 폭격기 두 대를 감지, 추적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NORAD는 중·러 폭격기가 미국이나 캐나다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으며 알래스카 ADIZ에서의 활동이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ADIZ는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영공 바깥 공역에 설정하는 임의의 경계로,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러시아 항공기가 알래스카 ADIZ에 진입한 적은 있지만 중국 항공기가 함께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과 5월에도 각각 러시아 항공기 4대가 알래스카 ADIZ에 진입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 항공기들은 미국이나 캐나다의 영공으로 침입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이 보유한 H-6 폭격기가 알래스카 ADIZ에 진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중국이 최근 북극에 영향력을 키우려는 하는 동향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레고리 길롯 NORAD 사령관은 지난 3월 미 의회 상원에서 중국이 북극으로 점점 더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이 지역에서) 중국 항공기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중러 양국 공군이 러시아 동부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에서 합동 순찰을 벌였다고 밝혔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러 양국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따라 25일 양국은 베링해 관련 공역에서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조직했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이는 2019년 이래 양국 군대가 조직한 제8차 공중 전략 순찰로 양국 공군의 협조 수준을 더 검증·제고하고, 양국의 전략적 상호 신뢰와 실무적 협력을 심화한다"면서 "이번 행동은 제삼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국제법과 국제적 실천(관행)에 부합하며, 현재 국제·지역 정세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Tu-95MS와 중국 H-6K가 북극해의 추크치해와 베링해, 태평양 북부 상공에서 5시간 이상 합동 순찰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호이(Su)-30SM과 Su-35S 전투기가 공중 엄호했으며 순찰간 국제법을 준수했고 다른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합동 순찰을 마친 뒤 모든 항공기가 기지로 복귀했다면서 "이 순찰은 2024년 군사협력 계획 실행에 따른 것으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북극 지역의 에너지를 채굴하고 수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갈수록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 양국의 협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북극 전략'을 발표, 이 지역에 필요한 군사 역량에 더 투자하고 동맹과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북극 국가가 아닌데도 북극의 자원을 활용하고 북극을 상대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면서 지난 몇 년간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북극 지역에서 함께 훈련해온 것은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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