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갈수록 늙어가는 LA

2024-07-03 (수)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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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인구 10년새 40% ↑

▶ 이민자 유입·출산율 감소
▶젊은층 유출 ‘빠른 고령화’

미 전역의 젊은이들이 모이던 ‘천사의 도시’ LA가 늙어가고 있다. LA에서 이민자 유입 및 출산율 감소, 고물가와 주거비 폭등으로 인한 젊은층 유출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LA는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성세대를 부양할 젊은 인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2일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22년 사이 LA 카운티 중간연령은 2.6세가 높아져 37.4세를 기록했다. 이를 백분율로 환산하면 7.5%가 상승한 것으로 전국의 고령화 속도보다 50% 이상 높은 상황이다.

10년 동안 10세 미만 LA 인구는 20%가 감소했으며, 10~19세 인구 수도 14% 감소했다. 이에 반해 60대 인구는 32%가 증가했고 70대 인구는 무려 40% 증가세를 보였다. USC의 정책·계획 및 인구학 도웰 마이어스 교수는 “젊은층에 비해 노년인구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어스 교수에 따르면 LA 카운티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전체적으로도 인구 고령화는 뚜렷하게 진행 중이다.


급속한 고령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 신문은 높은 주거비용과 주택가격을 꼽았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택가격과 높은 임대료로 집을 소유할 수 없는 젊은이들이 외지로 밀려나면서 도시에서 청년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이러한 추세를 “미래를 생각했을 때 치명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동시에 평균수명 증가로 수십 년 전에 주택을 구입한 소유주들이 더 오래 주택을 소유하게 되면서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고 마이어스 교수는 설명했다. 최근 LA 타임스와 LA 비즈니스 협의회 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 세입자 75%가 LA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것을 고려한 반면, 주택 소유자는 37%, 65세 이상 응답자는 26%만이 LA에서 이사를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인구 감소와 출산율 저하도 고령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거주지를 옮긴 사람들 중 11%만이 타주나 해외에서 유입된 인구였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20%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자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에 반해 캘리포니아 엑소더스는 꾸준히 늘어 2022~23년에는 26만 명의 인구 손실을 기록했다. 낮은 출산율 또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출산율은 지난 10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해 지난 2022년 여성 1인당 1.52명으로 급감해 전국에서 여덟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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