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 이후 가장 폭력적인 해 중 하나.’ 노르웨이 민간 싱크탱크 오슬로국제평화연구소(PRIO)는 2023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3년간 무력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0년 만에 가장 많았다.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군의 맹폭을 받은 가자지구, 2년간 내전을 치른 에티오피아가 큰 희생을 치렀다.
1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PRIO는 1946~2023년 국제 분쟁 동향을 담은 보고서를 전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에만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12만2,000명 이상이 숨졌다. 이 중 우크라이나에서만 약 7만1,000명, 가자지구에서 약 2만3,000명이 사망했다.
무려 34개국이 지난해 피로 얼룩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에서 59건의 분쟁이 발생했는데, 이는 1946년 이후 가장 많다고 밝혔다.
특히 2021년부터 3년간 사망자 수는 냉전 종식 이후 30년 만 최고치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 더해,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후에야 2022년 11월 평화협정을 맺고 멈춘 에티오피아 내전 영향이 크다.
보고서 저자인 시리 아스 루스타드 PRIO 연구교수는 “세계의 폭력이 냉전 종식 이후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는 같은 국가 안에서 더 많은 갈등 주체들이 활동하면서 분쟁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반 이상 국가가 1번 이상 분쟁에 휘말렸으며, 7개국은 동시에 3회 이상 분쟁을 겪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