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역·국제금융 좌지우지
▶우크라·경제안보·AI 등 주제
▶ 러시아 자산 이자수익 담보로
▶‘우크라에 500억불 대출’ 제안
오는 13일부터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 [로이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오는 13∼15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열린다. G7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세계 무역과 국제금융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는 선진국 그룹이다.
러시아가 1998년 공식 회원국이 되면서 한때 G8으로 확대됐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축출돼 다시 G7으로 돌아왔다.
중국은 거대한 경제 규모와 세계 2위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G7 공식 회원국이 된 적이 없다. 유럽연합(EU)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매년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올해 정상회의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아프리카, 이주민, 경제 안보, 인공지능(AI)에 대한 국제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결된 러시아 자산 약 3,0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미국은 G7과 EU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의 이자를 담보로 500억 달러 규모 대출 프로그램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확한 지출 형태와 상환 보증 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G7이 아직 최종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것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우리는 이것이 G7 전체의 우선순위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U도 일단 상환 보증 등 위험 요인에 대한 대비가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큰 맥락에서는 미국 제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EU는 앞서 이미 지난달 자체적으로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연간 약 30억 유로의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는데, G7 차원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에 더 큰 규모의 금융 지원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고위 당국자는 11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현재 기술적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수익으로 조성된 자금이 우크라이나 군사, 재건에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G7 차원에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안보 협정 체결을 추진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G7 정상회의 이후 15∼1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평화회의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올해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 의제는 지난해 일본 히로시마 회의와 비교해 비중이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자국 내 이주민 문제와 연결된 아프리카 이슈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유입되는 이주민 물결을 차단하려면 아프리카의 정치·경제적 안정이 필수라고 보고 G7에 아프리카에 대한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이를 위해 이번 G7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지역의 지도자들을 상당수 초청해 확대회의를 열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역대 교황으로는 최초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교황은 G7 정상회의의 AI 관련 세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교황은 AI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이 기술이 윤리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강제력 있는 국제 조약 체결을 주문한 바 있다.
G7은 정상회의 기간, 다양한 과제에 관해 논의하고 그 결과를 15일 공동성명으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