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마스, 이집트·카타르 휴전안 수용…“이스라엘은 동의 안해”

2024-05-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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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군, 라파지역 지상전 강행 임박

▶ 폭격 공포 속 민간인 피란 행렬 이어져
▶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지상전 반대

하마스, 이집트·카타르 휴전안 수용…“이스라엘은 동의 안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와 불꽃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집트가 제시한 가자지구 휴전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6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는 하마스 측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휴전안을 이스라엘이 수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마스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 정치국장이 카타르 총리와 이집트 정보국장에게 휴전 제안 수용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리는 “하마스가 중재자의 휴전안을 수용했으니 이제 공은 이스라엘 점령 세력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마스 측의 발표 직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우려해온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허공에 총을 쏘기도 했다. 하마스가 수용하기로 한 휴전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이집트와 하마스 관리들은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를 대가로 한 단계적인 인질 석방 안을 논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동안 하마스의 종전 및 병력 철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마스의 휴전 제안 수용 발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위해 민간인 소개령을 내린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수용하기로 한 휴전안에 부정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완화된 이집트 제안을 수용했다”며 “그 제안에는 이스라엘이 동의하지 않는 광범위한 결론이 담겨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리는 또 “하마스의 오늘 발표는 이스라엘이 휴전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계략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6일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해 민간인 소개령을 내렸다. 아비하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해안에 있는 알마와시의 ‘인도주의 구역’을 확대한다면서 라파 동부에 머무는 주민들에게 이곳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날 라파 동부에서 일부 피란민이 가족 단위로 대피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대피령을 내린 뒤 라피 동부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의도가 선명해지자 하마스는 격렬한 저항을 예고했다.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유력한 정황에 국제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이집트는 군사적전시 피란민의 대량 유입에 대비해 라파와 접한 시나이반도 북부의 경계태세를 격상했다. 요르단강 서안 옆 요르단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입시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이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스라엘의 라파 민간인 대피 명령은 최악의 상황, 더 큰 전쟁과 기아의 전조”라며 “이를 용인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종전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민간인 보호 대책 없는 가자지구 라파에서의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라파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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