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부전] 폐암처럼 5년 이내 50% 사망…‘심장 질환 종착역’

2024-04-23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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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온몸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숨 차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 반복적으로 입원하면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중증 질환이다.

심부전의 대표적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거나 움직일 때 나타나지만 질병이 악화되면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한다.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숨이 가빠진다. 또 심장이 신체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므로 천명(쌕쌕거리는 호흡), 부종,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특히 몇 시간이나 며칠 안에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악화되는 급성 심부전의 경우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초응급 질환이다. 심부전이 발병하면 2년 이내 20%, 5년 이내 60~70%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기에 ‘심장 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린다.

■심부전, 잘 알지 못해 병 키워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기능 이상으로 상태가 나빠져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발병한다. 여기에 심근경색·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기타 심혈관 질환으로 심장이 나빠져 마지막으로 발병한다.

심부전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기가 손상된다. 심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혈액이 저류되면 발목·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악화하면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호흡곤란과 밤에 누워있을 때 숨이 찰 정도로 증상은 심해진다.

심부전은 고혈압과 관상동맥 질환 때문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심장판막 질환과 부정맥(arrhythmia)·심근증(myocardia)으로도 생길 수 있다. 최근 비만과 당뇨병, 대사증후군을 발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심근증은 선천성, 판막 질환,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낭 질환 등 다른 심장 질환이 없는데 심장 근육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는데, 호흡곤란·흉통·두근거림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상지질혈증과 고혈당이라면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심장근육과 혈관이 손상돼 심부전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별다른 질환이 없어도 노화로 인해 심장 기능이 나빠져 발생하기도 한다.

중증 심부전 환자의 절반 정도가 5년 이내 사망할 정도로 심부전은 치명적이다.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5%는 1년 이내, 10%는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심부전 중증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아 병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기 진단과 약물 치료해야

심부전은 진행성 질환이다. 발견이 늦을수록 심장 기능이 더 나빠져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다. 반면 조기 치료와 함께 꾸준한 관리를 병행하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 스트레스 관리와 혈압 조절 등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은 심부전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1주일에 3회 이상 달리기와 자전거·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면 좋다. 심부전 환자는 하루 7~8g 이하 소금 섭취를 권고한다. 국물 섭취나 나트륨이 많은 빵·국수는 삼가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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