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국 드라마에서 어느 날 갑자기 며느리가 자신이 동성애자이고 연모의 대상이 시어머니라고 폭탄 선언을 하며, 각종 코믹한 해프닝을 일으키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우리 한인 가정에서도, 어린 자녀들이 부모에게 자신의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에 대해 너무 혼돈스럽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합니다. 학교에서, 매스컴에서,피어 그룹(Peer Group) 간에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녀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건강하고, 확고한 인식과 주체성을 확립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인 것 같습니다.
미국 법조계에서도 동성 간의 혼인(Same-Sex Marriage)에 대해 여러 차례의 엎치락 뒤치락이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법의 변천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은 2008년에 합법적인 혼인을 이성 간, 즉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혼인으로만 국한시키는 것은 캘리포니아 주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에 반대하여,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들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오로지 남녀 간의 혼인만을 인정한다는 Proposition 8을 만들어 통과시켰고, 이후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도 그 법령의 합법적인 제정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동성 간의 혼인을 원하는 커플들이 연방법원에 Proposition 8은 미국 연방 헌법의 적법절차(Due Process)와 평등보호(Equal Protection)에 위배된다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 정부 관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연방 법원은 Proposition 8은 미국 헌법에 위배, 위헌이며, 캘리포니아 주에서 Proposition 8의 집행을 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Proposition 8 지지자들이 연방 고등법원에,최후에는 연방 대법원까지 항소, 상고를 했지만, 결국 2013년에 캘리포니아 주 Proposition 8 이 위헌이라는 연방 법원의 1심 판결이 최종 판결로 굳어지면서,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자, 이런 역사적 배경하에, 오늘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동성애 커플은 법적 혼인(marriage)이나, Domestic Partnership이라는 절차를 걸쳐, 법이 인정하는 커플이 됩니다. 동시에, 이러한 법적 관계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이성 간의 이혼 소송과 마찬가지로 가정법원 소송을 거쳐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동성 간의 혼인에 따른 모든 법적 권리와 의무는 이성 간의 혼인의 경우와 동일하며, 자녀 양육권, 양육비, 배우자 생활비, 재산 분배 등에 대한 법원의 명령, 판결을 받게 됩니다.
이 지면을 통해, 필자는 혼인 제도에 대한 저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관, 입장을 주장,
옹호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 캘리포니아 주 혼인 제도의 법적 변천, 그 역사를 소개해 드린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오렌지색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어 전화를 걸던 세대와 지하철에서도
핸드폰을 쥐고 떠드는 세대, 터질 것 같은 버스에 차장 언니가 밀어 넣는 대로 올라타던
세대와 무인 자동차에 탑승해 몸을 맡기는 세대,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말 한 마디 못하고 평생 한이 맺혔던 세대와 동성애자 며느리가 감히 시어머니를 사랑한다며 괴롭히는
연속극에 깔깔 거리는 세대가 서로 공존하며 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기성세대는 격동의 변천 시대를 살아왔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도 빠른 변화에,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에, 여러 면에서,
오늘의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와 대화하고, 이해하고, 도움 주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부모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213-385-3773
<
신혜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