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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對행동주의펀드 싸움 이겼지만…경영승계 등 과제 산적

2024-04-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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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거 CEO “후임자 물색 중…디즈니 주가 상승은 실적 덕분”

'콘텐츠 제국'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가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경영권 공격에 맞서 이겼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불안요소로 남아있다고 미국 언론이 4일 지적했다.

전날 열린 디즈니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트라이언파트너스가 요구한 새 이사 지명 안건은 표대결 끝에 부결됐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회 멤버 12명 각각에 대한 재선임안이 주주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디즈니가 압승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디즈니는 미디어 산업이 스트리밍으로 재편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격변기에 스트리밍 사업을 효율화해 흑자로 전환해야 하는 문제 등 시대 흐름에 맞게 사업을 재구조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2005년부터 디즈니를 이끌어온 아이거 CEO가 2020년 후임 밥 체이펙에게 자리를 넘겼다가 체이펙이 실적 부진으로 조기 경질되면서 아이거가 2022년 다시 돌아온 만큼, 이 자리를 이후 누구에게 승계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아이거의 임기는 2026년까지로, 3년이 채 남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경영권) 승계 과정이 또다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펠츠는 디즈니의 미래에 무리하게 개입하려는 마지막 억만장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펠츠는 4일 미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내가 밥(아이거 CEO)에게 제기한 유일한 문제는 (경영권) 승계 계획이었다"며 "이는 이사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하겠다고 약속한 모든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켜보고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거 CEO 역시 이를 의식해 "후임자를 뽑는 것이 디즈니 이사회의 최우선 과제"라고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는 2022년 말 자신이 복귀하면서 구성한 디즈니의 승계위원회(succession committee)가 지난해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올해 더 많은 논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번 주총과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공격이 디즈니의 승계 절차를 바꾸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는 현재 디즈니의 차기 CEO로 거론되는 내부 후보가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공동 회장인 데이나 월든과 앨런 버그먼, 디즈니의 테마파크 사업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와 ESPN을 운영하는 지미 피타로 등 4명이라고 전했다.

아이거 CEO는 이런 후임자 후보군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해 말 펠츠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주주 배당금 인상, 자사주 매입 등 주가를 부양하는 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했고, 실제 주가가 올해 들어 32% 상승했다.

하지만 아이거 CEO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공격이 디즈니 주가 상승 요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시장은 회사의 실적에 반응하고 있다"며 "행동주의자에게 반응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주총 다음 날인 이날 뉴욕증시에서 오후 1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디즈니 주가는 전날보다 0.58% 오른 119.67달러에 거래되며 보합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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