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종섭 측 “졸지에 도피자 전락…사단장 빼라고 한 적 없다”

2024-03-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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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에 세 번째 조사 촉구 의견서…체류 기간 질문엔 “저희도 답답”

이종섭 측 “졸지에 도피자 전락…사단장 빼라고 한 적 없다”

영종도=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1 [공동취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측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법령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며 "그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신속히 자신을 소환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27일(이하 한국시간) 공수처에 조사를 촉구하고 혐의를 반박하는 취지의 11쪽 분량 의견서를 낸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가급적 신속하게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미 사실관계가 모두 드러나 있는데 도대체 향후 수사로 더 밝혀야 할 고발 관련 의혹이 무엇이냐"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 장관이 '사단장을 (채상병 사건 과실치사 혐의자 명단에서) 빼라'고 외압을 행사한 것처럼 보도됐는데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바로잡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 권한이 없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는) 수사가 아니어서 수사 외압이란 논리가 성립될 수 없고 고발 자체가 정치 공세"라며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그런 정치 공세에 힘을 실어줬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본인도 알지 못했던 출국금지 사실을 특정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보도했다"며 "졸지에 '파렴치한 해외도피자'라는 지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감내하기 힘든 치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며 "공수처가 고발 이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뒤늦게 출국금지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 대사가 내달 중순 이후에도 국내에 체류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저희도 답답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사 측이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낸 것은 지난 19일, 21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공수처는 지난 22일 디지털 증거 자료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고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사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고발됐다.

공수처는 이 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법무부가 이달 8일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 대사는 이달 10일 호주에 부임했으나 '수사 회피' 의혹이 일자 11일 만인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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