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23년 합계 출산율이 0.7명이라 합니다. 합계 출산율이란 한 여자가 가임 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로서, 한국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부부간에도 새로운 법적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김씨 부부 사례입니다. 김씨네는 남편, 아내 모두 탄탄한 직장, 커리어가 있고,35세에 결혼하여, 이제 결혼한 지 1년 차입니다. 남편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는 결혼 전부터 아들 네가 어서 어서 아이부터 낳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결혼하고 1년이 지나도록 아이 소식이 없자, 시어머니는 아들 내외를 만날 때마다 ‘아이는 언제 가질 거냐? 둘 이 열심히 노력은 하냐? 40 되기 전에 어서 어서 낳아야지’ 라고 헤어질 때까지 같은 얘기만 되풀이합니다.
부모님들의 출산에 대한 걱정, ‘지나친 간섭’이 늘어가자, 김씨 부부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남편도 툭하면, ‘이번 달에는 언제가 가임 기간이지?’, ‘피임약은 이제 먹지 마’, ‘또 월경 시작했어?’라고 아내를 다그칩니다.
아내는 점점 불안,초조해지고, 직장에 일은 산더미 같은데, 몸은 너무 힘들고 지치고, 좀 더 여유가 생길 때까지는 임신을 미루려고 피임약을 먹곤 합니다.
급기야, 김씨 부부 관계가 점점 더 험악해집니다. 결국, 남편은 매일 밤 침실 서랍을 뒤져서 피임약을 찾아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매일 밤 가임 기간인지 아닌지 아내에게 따져 묻고, 아내가 피곤하고 힘들어하는 날에도 임신을 위한 성관계를 강요하고, 아내가 ‘제발 좀, 나 좀 내버려 둬’ 라고 애원하면, 남편은 ‘금년 안으로 애 안 생기면 너하고 끝이야’ 라고 협박을 하곤 합니다.
이러던 어느 날, 남편은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 (Domestic Violence Restraining Order)’ 법원 서류를 송달 받습니다. 남편은 ‘가정 폭력? 내가? 이거 미친 거 아니야? 남의 서류가 잘못 왔나?’ 라며, 서류에 있는 이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 봅니다.
그러고는 가정 법 전문 변호사를 고르고 골라 뛰어갑니다.
자, 여기서 캘리포니아 주 가정 법이 말하는 가정 폭력(Domestic Violence)을 살펴보자면, 가정 폭력은 물리적 폭력, 협박하는 행위 이외에, ‘상대방에 대한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 더 넓게 는 ‘상대방의 PEACE를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가정 폭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직후, 모든 사회적 접촉이 제한되고, 좁은 공간에서 가족, 부부가 거의 매일 붙어서 지내며, 가정 폭력 사태는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대해 더욱 더 엄격하고 강화된 보호 법이 제정, 집행되어지고 있습니다.이 추세에, 2022년에 ‘생식, 임신에 대한 강압(Reproductive Coercion)’도 가정 폭력으로 간주하는 추가 법 조항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새로운 법에 따르면, 힘, 협박,위협으로 상대방의 생식, 임신에 대한 자율적인 결정, 선택을 강압, 통제하는 행위,예컨대 상대방에게 임신을 강요, 압박하는 행위, 피임약, 도구 사용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전문의와의 상담을 차단, 방해하는 행위, 임신이 안되면 관계를 끊겠다는 협박, 임신을 목적으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행하는 성관계 등이 모두 가정 법이 말하는 가정 폭력입니다.
사회적 통계, 숫자가 말해주는 그 이상으로, 요즘 젊은이들, 아이 가지고 낳아
키우기가 여러 면에서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임신, 출산에 대한 준비와 과정은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동행 길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
신혜원 변호사>